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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사갔다가 친권 박탈당한 레즈비언…美 연방대법원 결정으로 권리 회복

등록 2016.03.08 16:38:17수정 2016.12.28 16: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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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막한 게이 웨딩 엑스포에서 6일(현지시간) 웨딩 플래너 후안 호세 오레야나가 동성애 커플들과 업체를 연결해주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식장이나 꽃집, 케이크 업체들은 법률상 동성애부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들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많은 예비 동성 부부들이 이곳을 찾아 결혼식 준비에 필요한 계약을 마쳤다. 2016.03.07 

【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막한 게이 웨딩 엑스포에서 6일(현지시간) 웨딩 플래너 후안 호세 오레야나가 동성애 커플들과 업체를 연결해주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식장이나 꽃집, 케이크 업체들은 법률상 동성애부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들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많은 예비 동성 부부들이 이곳을 찾아 결혼식 준비에 필요한 계약을 마쳤다. 2016.03.07  

미 연방대법원 "앨라배마 주는 동성부부 친권 인정한 조지아 주 판결 존중해야"  WSJ "미국 내 모든 동성부부의 입양·양육권 인정은 아냐"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미국 내 다른 주(州)로 이사하면서 입양·양육권이 박탈됐던 동성부부 한 쪽이 연방대법원 결정으로 권리를 되찾았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관 8명은 7일(현지시간) 동성부부의 친권을 인정하지 않은 앨라배마 주 대법원의 판단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소송을 제기한 동성부부의 입양·양육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니셜 V.L.과 E.L.로 알려진 레즈비언 부부는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조지아 주에서 함께 살았다. E.L.은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해 3명의 아이를 낳았다.

 2007년 파트너인 V.L.은 '생물학적인 엄마(biological mother)'인 E.L.의 동의 하에 아이들을 입양하고 양육했다. 당시 조지아 주는 동성부부 자격으로 입양·양육권을 신청한 V.L.의 권리를 인정했다.

 그러나 V.L.이 E.L.과 결별하고 앨라배마 주로 이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E.L.은 V.L.과 아이들이 만나는 것을 금지했고, 동성부부의 입양·양육권을 인정한 조지아 주 판결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앨라배마 주 대법원도 조지아 주가 주(州) 법을 잘못 적용했다며 V.L.의 입양·양육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V.L.은 미국 헌법에 명시한 '충분한 신뢰와 신용'(Full Faith and Credit) 조항을 근거로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조항은 다른 주의 공공 행위와 기록, 법적 절차를 다른 주에서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즉 조지아 주에서 입양·양육권을 인정했기 때문에 앨라바마 주에서도 자신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7일 앨라배마 주가 조지아 주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V.L.의 입양·양육권을 인정했다.

 연방대법원은 헌법의 '충분한 신뢰와 신용' 조항을 언급하며 "미국의 어느 주도 판시에 동의할 수 없다거나 사건의 시시비비를 잘못 가렸다는 이유로 다른 주 법원이 내린 판결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모든 동성부부의 입양·양육권 행사를 인정한 것이 아니고, 한 주가 다른 주의 사법·행정을 인정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에 관한 판단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V.L.을 변호한 캐시 사키무라 미국 레즈비언권리센터(NCLR) 소속 변호사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다른 주에서 내린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 법원의 입장 때문에 입양 가족이 불안정한 상태에 처하거나 수년간 떨어져 있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 판단 이후 권리를 되찾은 V.L.은 자체 성명을 내고 "나는 모든 면에서 언제나 내 아이들의 엄마였다"며 "입양의 의미는 우리가 언제나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앨라배마 주 법원이 나의 입양을 무효화했을 때, 내가 내 아이들의 엄마가 아니었을 때, 나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었다. 연방대법원이 내 가족을 위해 무엇이 옳은지 판단해줬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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