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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연기' 띄운 트럼프, '대선 패배 불복' 명분 쌓기?

등록 2020.07.31 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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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 조작 거론하며 대선 불복할지도

공화당 전략가 "트럼프, 당과 멀어지고 있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2020.7.30.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2020.7.30.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대선 연기를 거론했다가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난이 쇄도하자 한 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11월3일)이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우편 투표에 대해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내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가 우편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대선 연기가 아닌 대선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데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서 "보편적인 우편 투표(바람직한 부재자 투표가 아닌)를 하면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하고 부정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에 엄청난 낭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사람들이 적절하게 안심하면서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한다면???"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대선 연기는 의회 법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보면 대선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낸 일에 대해 규칙이나 법을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학이나 주들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 중단을 시사하며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신문은 트럼프대통령은 최고위 직책에 선출되기 전까지 정부에서 일한 적이 없다며, 그 자신이 어떤 형태의 권력을 갖고 있고 어느 선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 개발업자 시절 겪었던 일에 대해서만 유념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또는 아니다라고 대답하지 않겠다. 나는 지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라고 말 끝을 흐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불복 카드를 꺼내들더라도 이것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 발언에 대해 공화당은 이미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30일 WNKY40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역사상 전쟁, 경기 침체, 내전을 거치면서도 연방 차원의 일정이 잡힌 선거를 제때에 치르지 못한 적은 없다"며 "11월 3일(대선일)에도 길을 찾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우편투표가 유일한 투표 방식이 되는 것에 관한 우려가 있지만 대선을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스콧 제닝스는 30일 NYT에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는 초점이 없고 내용도 불확실하다"며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경제 등에 집중해야 하지만 스스로 당과 정치 주류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닝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위험한 불 놀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닝스는 트럼프의 발언은 그 뿐만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닝스는 "현실은 트럼프가 모든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모든 공화당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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