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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선출 난항…'유효표'와 '호명투표' 방식도 한몫

등록 2023.10.19 21:43:31수정 2023.10.19 22: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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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인 짐 조던 의원이 19일 3차 투표를 몇 시간 앞두고 케빈 매카시 전임 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미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인 짐 조던 의원이 19일 3차 투표를 몇 시간 앞두고 케빈 매카시 전임 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유고시 승계 넘버2인 연방 하원의장의 궐석 사태가 다수당인 공화당 의장 후보에 대한 자당 의원들의 반대 표가 줄어들지 않아 오래갈 전망이다.

11월17일까지 1조6000억 달러의 내년도 재량성 연방 예산을 확정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500억 달러 이상의 특별지원도 통과시켜야 되는데 날마다 의장 선출 투표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공화당 의장 후보인 짐 조던 의원(오하이오주)과 야당 민주당의 후보 하킴 제프리스 의원(뉴욕주)은 19일 정오(한국시간 20일 새벽1시) 3차 표 대결을 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다수당인 공화당이 아닌 소수당 민주당의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3번 째 연속 1위를 하되 '유효 투표'의 과반에 미달되어 아무도 의장에 당선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의장 선출 투표는 한국 정치 시각에서 수긍하기 쉽지 않는 '유효 투표' 및 '호명 투표'의 벽에 갇혀 같은 당의 파벌 간에 극적인 타협이 없으면 수십 차례를 거듭하게 되어 있다.

한국처럼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재석 의원 투표 다수결로 의장이 뽑히지 않고 유효 투표의 과반을 넘어야 미국 국회의장이 뽑힌다. 여기서 유효 투표는 침석 기권이든 불참 기권이든 기권표는 무효가 되면서 나온 제한이다.

현재 미 연방 하원은 정원 435명 중 2명 결원의 433명 총원이며 공화당 221명 대 민주당 2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원 과반선은 217표로 공화당은 4표 이탈의 여유가 있다. 일단 민주당은 지난 2차례에서 보여주듯 전원 출석 전원 후보 지지를 이룬다해도 공화당의 반란표가 없는 한 언제나 212표가 최대치다.

공화당의 반란표는 죽었다 깨어나도 기대할 수 없지만 반란표에 가까운 기권표로 공화당 의원들이 도와준다면 212표로도 과반선을 넘으면서 제프리스 후보가 의장이 될 수는 있다.

만약 공화당 의원 10명이 불참 혹은 참석 기권을 했다면 유효 투표 수는 433표가 아닌 423표가 되면서 이때 과반선은 딱 212표가 된다. 9명만 기권했다면 유효 표수는 424표가 되고 과반선은 213표로 민주당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수가 되고 만다.

이 유효표와 기권표는 공화당 조던 후보한테도 아주 효과적인 당선 책락이 될 수 있다. 자당 반대 의원들이 우루루 찬성으로 투항하는 대신 일부 반대 의원들이 반 걸음 물러서면서 기권만 해준다고 해도 민주당의 212표 상위에서 과반선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조던 후보는 양당 전원이 투표한 전날 2차 투표에서 공화당 221명 중 찬성 199표 반대 22표에 그쳤다. 19일 3차 투표에서 반대 22명이 18명의 찬성 전향으로 단 4명으로 줄어든다면 217표로 총원 433명의 과반선을 딱 넘으면서 의장이 될 수 있다. 이는 기대하기 어려은 극적 전환이며 '기권표의 무효 원칙'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22명의 조던 후보 반대 의원 중 8명이 기권하면 총 유효표는 425표가 되고 과반선은 213표로 민주당은 단 1표 미달이지만 도저히 오를 수 없는 정상이다. 조던은 그러나 남은 반대 의원 14명이 찬성으로 돌아선다면 199표가 아닌 213표를 얻어 의장이 되는 것이다.

철저한 기명 그것도 비밀 투표라기보다는 공개 투표에 가까운 호명 투표의 미국 의회서 불참 기권은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참석 기권은 의회 서기가 후보자를 선택하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에 '사람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거나" 단순히 "참석(present)"라고 말하는 것을 가리킨다.

사람 이름을 부르면 유효표가 되는 것으로 정식 후보들인 조던이나 제프리스가 아닌 누구여도 상관없다. 옆자리의 현역의원도 좋고 심지어 에이브 링컨을 입을 올려도 이것은 기권이나 무효가 아닌 당당한 유효표로 처리되는 것이다.

이번 1차와 2차 투표에서는 기권의 무효표는 1차 때 불참(absent) 1명만 있었다. 전임 케빈 매카시 의장이 1월7일 15차 투표에서 간신히 의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이 기권표 전략이 주효한 결과였다.

당시 민주당 제프리스 후보는 한결같이 212표를 얻었고 초반 203표에 그쳤던 매카시는 15차에 222명(지금보다 1명 많은) 자당 후보 중 6명이 참석기권으로 무효표를 만들어 주고 나머지가 다 찬성을 돌아서면서 216표를 얻었다. 이는 총원 434명 중 기권 무효 6표를 뺀 428명의 과반선 215표를 딱 1표 웃도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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