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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비, 골다공증엔 무심했단 큰코…초고위험군을 아시나요

등록 2022.03.07 09:31:59수정 2022.03.07 09: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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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민 20% 65세 이상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노후 재테크 관심 높지만 뼈건강엔 무심하기 쉬워

대퇴골 골절되면 1년 내 15~25% 사망…삶의질 '뚝'

초고위험군 골절위험 최대한 낮추고 전략적 치료

로모소주맙, 골형성 촉진하는 동시에 골 흡수 억제

대한골대사학회, 무료 골밀도 검사 횟수 '4번' 제안

"초고위험군, 건강한 생활습관·지속적인 관리 중요"

[서울=뉴시스]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03.07

[서울=뉴시스]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03.0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 앞에 둔 한국은 노후 대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25년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기 위한 재테크에 눈과 귀가 번쩍 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뼈가 부러지기 전까진 아무런 증상이 없는 뼈건강에는 무심하기 쉽다.

뼈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은 골절이 생기지 않으면 평소 알아채기 쉽지 않아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 불린다. 노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다. 특히 한 번 뼈가 부러지기 시작하면 골밀도와 관계없이 척추, 고관절, 손목 등에서 재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재골절이 발생하면 골절이 처음 생겼을 때보다 예후가 좋지 않고, 심하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20년 대한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진료지침'에 따르면 대퇴골(허벅지뼈)이 처음 골절되면 사망률은 15.9%이지만, 재골절되면 24.1%로 증가한다. 또 재골절된 후 생존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최근 서울 회기동 경희의료원 진료실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년기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돈을 모으지만, 정작 뼈건강에는 무심했다가 나중에 큰 코를 다칠 수 있다"면서 "골다공증 검사 결과 뼈 상태가 나쁘다면 관리 모드로 들어가 지속적으로 신경쓰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학계에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의 골절 위험을 빠르게 낮추고 골밀도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를 권고하기 시작한 가운데 김 교수를 통해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의 실제 치료 사례, 치료 전략 등에 대해 알아봤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고위험군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골다공증이 심각한 상태라 골절 위험이 굉장히 높은 환자가 초고위험군입니다. 골밀도(T-score) 검사 수치가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초고위험군은 골다공증 골절이 있으면서 골밀도 수치가 특히 낮은 사람(-3.0 이하)을 말합니다. 뼈가 부러졌던 사람은 또 부러질 확률이 높은데 골밀도도 낮다면 가장 강력한 수단(치료제)을 사용해 일단 골절 위험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게 한 뒤 치료 전략을 짜야 합니다."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골절이 발생했다면 재골절 가능성이 높아 골다공증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없던 환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죠. 이 경우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라는 점을 강조해 치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 사례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특히 70대 이후 대퇴골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15~25%는 다른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등의 이유로 사망합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망률은 25~35%까지 급격히 올라갑니다. 4명 중 1명이 사망한다는 얘기죠. 사망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거동이 어려워져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여러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 일상생활 자체가 굉장히 위축되죠. 제 환자 중 골절을 여러 번 경험해 고생한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뼈가 더 이상 부러지지 않는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골절 부위는 어디인가요?

"척추와 대퇴골입니다. 대퇴골은 한쪽이 부러지면 나머지 한쪽도 부러질 확률이 굉장히 높고, 사망률이 높죠. 척추는 여러 개여서 한 번 부러지면 더 잘 부러질 수밖에 없고요. 골절 초고위험군처럼 상당히 낮은 골밀도에서 이미 골절이 있는 환자들은 1년 내 2~3개가 더 부러져 병원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03.07

[서울=뉴시스] 김덕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사진= 뉴시스DB) 2022.03.07


-해외 가이드라인을 보면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게 골형성제 로모소주맙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기존 골형성촉진제는 골 형성을 촉진하지만 뼈를 파괴하는 골 흡수도 수반돼 원치 않게 피질골이라는 뼈의 단단한 곳에서는 뼈가 약간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로모소주맙은 새로운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골 흡수는 억제해 불가피하게 골흡수를 촉진하는 기존 골형성촉진제나 다른 약제와 차별화됩니다. 치료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로모소주맙 치료 사례와 효과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뼈를 만들어주면서 골흡수를 억제하는 로모소주맙은 현재까지 나온 약제 중 훨씬 더 가파른 골밀도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로모소주맙 치료 이후에는 골흡수억제제로 치료를 이어가야 합니다.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예전에 사용했던 비스포스포네이트 등이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 개인의 여러 특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게 필요한 생활습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골절 초고위험군은 넘어지면 뼈가 부러질 확률이 굉장히 높아 치료제 뿐 아니라 넘어질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근력과 평형 감각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밖에 칼슘, 비타민D를 꾸준히 섭취하고 걷기, 가벼운 운동 등을 근력 운동과 병행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한 환자 중 가장 인상적인 환자는?

"세 자매가 기억에 남습니다. 20년 전 큰 언니는 60대 초중반, 다른 동생들은 50대 후반이었을 때 골다공증을 알리는 제 강의를 듣고 외래 진료를 받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시 큰 언니는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고, 동생들은 골다공증 바로 전 단계에서도 상태가 나빴습니다. 20년 간 치료를 지속한 결과 큰 언니의 골다공증은 전혀 악화되지 않았고, 한 번도 골절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치료 없이 지냈다면 큰 언니는 여러 개의 척추가 부러졌거나 자칫 대퇴골 골절을 겪었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진단받지 않은 상태에선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잘 모르지 않나요.

"대한골대사학회 홈페이지에서 설문을 통해 골밀도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골절위험도 예측프로그램'(FRAX)도 있고요. 하지만 골다공증 위험을 정확히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 폐경이 되면 최대 골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54세, 66세에 국가에서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해주는데요. 대한골대사학회에서 검사 횟수를 네 번으로, 최소 두 번은 더 늘리자고 여야 대선 캠프에 전달했고, 야당 쪽 후보의 공약에도 반영됐습니다. 초당적으로,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골다공증은 평소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네. 뼈에 무심했다가 나중에 큰 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치료’ 대신 ‘관리’한다고 표현합니다. 환자들이 ‘약을 언제까지 써야 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데요. 약을 안 쓸 때도 있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뼈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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