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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정부안 '내는 돈, 받는 돈, 받는 나이' 핵심 다 빠졌다

등록 2023.10.27 14:00:00수정 2023.10.27 14: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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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확정

보험료율 연령대별 차등 인상 방향만 제시

크레딧제도 개선…자동안정화장치 도입 검토

기금수익률 1%p 높이기로…해외·대체투자↑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기일 국민연금심의위원장(보건복지부 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회의를 하고 있다. 2023.10.2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기일 국민연금심의위원장(보건복지부 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회의를 하고 있다. 2023.10.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끝내 국민연금의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 수급개시연령(받는 나이) 등 모수개혁 핵심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큰 방향만 제시하기로 했다.

대신 국민연금 '지급 보장' 법 명문화, 보험료율 세대별 차등조정에 출산·군복무 크레딧을 대폭 확대하고 해외투자 비중을 60%까지 늘려 기금운용수익률을 1%포인트(p)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모수개혁안은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심의·확정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보험료율 차등 인상…40~50대부터 높인다


이번 종합운영계획안은 ▲노후소득보장 강화 ▲세대 형평과 국민 신뢰 제고 ▲재정안정화 ▲기금운용 개선 ▲다층노후소득보장 정립 등 5개 분야 총 15개 과제를 담았다. 지난 3월 발표한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재정계산위원회의 제도개선 자문안, 국회 연금개혁 특위 논의내용 등을 거쳐 수립됐다.

복지부는 가장 큰 관심사였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수급개시연령 모두 확정하지 않았다. 현재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 수급개시연령은 1969년생 이후 65세까지 상향하기로 돼 있다.

복지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 보험료율이 18.2%, 소득대체율은 42.2%라는 점을 언급하며 "소득대체율은 유사한 반면 보험료율은 절반 수준으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점진적인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한 만큼 공론화를 통해 구체화한다"고 결정을 미뤘다.

다만 세대별 형평성을 고려해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연령 그룹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후세대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40~50대는 보험료율 인상폭을 단기간 내 목표치에 맞춰 높이고 20~30대는 인상폭을 서서히 높여 목표치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재 40%인 명목소득대체율 조정과 관련해서는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다층노후소득보장 틀 속에서 구조개혁 논의와 연계해 추가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명목소득대체율 상향 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미래세대의 부담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급개시연령 조정에 대해서도 정년 등 고령자의 계속고용 여건이 마련되면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63세부터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2028년에는 64세, 2033년부터는 65세 이상이 돼야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처럼 핵심적인 모수개혁에 필요한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복지부는 "의견이 다양한 만큼 특정안을 제시하기보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의 논의 결과에 따라 적정 수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국회 연금개혁 특위에서 구조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국회와 함께 공론화 과정을 통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구체적인 수준을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사실상 국회에 공을 넘긴 것이다.

구체적인 모수개혁안을 확정할 시기에 대해서도 특정하지 못했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국회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공론화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마련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하면서 시기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령연금 감액제도 폐지…출산·군복무 크레딧 확대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는 노령연금 수급자의 연금액을 최대 50%까지 감액하는 제도는 폐지한다. 유족연금은 지급률을 40~60%에서 50~60%로 높이고, 손자녀 연령은 19세에서 25세로 상향 조정한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의무가입상한연령은 정년 연장 등 논의가 무르익을 때 수급개시연령을 확정할 때 연동해 정할 방침이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50% 지원 대상은 사업중단·실업·휴직 이후 납부재개자에서 저소득 지역가입자로 넓히고, 지원기간을 기존 '최대 12개월'에서 그 이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일정소득 수준 이하이면서 재산 6억원 미만, 사업·근로소득을 뺀 종합소득이 1680만원 미만일 때 해당된다.

정부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었던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는 사업장가입자로 단계적으로 전환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국민연금의 '지급 보장' 근거를 법에 명문화할 방침이다.

크레딧 제도도 개선한다.  출산크레딧은 현재 둘째 아이를 낳으면 적용되지만 향후 첫째 아이부터 가입기간을 12개월씩 인정한다. 크레딧은 노령연금 수급시점이 아니라 출산과 동시에 인정되며 국고 부담 비율은 현재 30%에서 확대한다. 군복무 크레딧 인정기간은 현행 6개월에서 전체 복무기간으로 확대하고, 군복무가 끝나면 동시에 크레딧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향후 출산율과 경제동향 등에 따라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등을 달리 적용하는 자동안정화장치와 현재의 '덜 내고 더 받는' 확정급여방식(DB)을 스웨덴처럼 '낸 만큼 되돌려 받는' 확정기여방식(DC)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

기금수익률 1%p 제고…기초연금 개편·사적연금 활성화


기금수익률은 최근 5년 평균 4.2%에 수준에서 1%p 이상 더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외투자 비중을 2028년까지 약 60%로 확대하고, 2024년부터 대체투자 분야 인력을 대폭 확충한다.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략적 자산배분 권한을 기금운용본부로 이관하고, 기금운용위원회는 장기수익률과 위험 수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밖에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에 이어 내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해외사무소를 추가 설치하고 기금운용 전용 서울 스마트워크센터를 신설하는 한편 기금운용본부 인력 증원 및 성과급 체계 개편 등 전문성과 역량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외에도 기초연금, 사적연금 등을 함께 강화해 다층노후소득보장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잡아가겠다고 밝혔다.

국정과제에 따라 현재 약 32만3000원인 기초연금 액수를 단계적으로 40만원으로 인상하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국민연금 개혁과 연계해 정하기로 했다. 퇴직연금은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 활성화를 지원하고 개인연금은 홍보 강화,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한다.

정부는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31일까지 종합운영계획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이후 국회 연금개혁 특위와 협의해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고, 관련 논의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은 연금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국회 연금개혁 특위와 협력해 공론화를 통해 구체적인 개혁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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