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보험·공제 가입→필수의료 중 사망 발생해도 특례(종합)
법무부·복지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 공개
29일 공청회…"다른 나라 유례 찾아볼 수 없는 법"
"필수의료 종사하는 의료인 사법 위험 낮추기 위해"
"법적 부담 낮추고 환자는 신속·충분한 보상 받아"
환자단체 반발 가능성에 "입법 과정서 합의 도출"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및 공공병원 확대 촉구, 전공의 집단행동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4.02.27. [email protected]
책임보험 가입을 전제로 상해 등 의료과실이 발생하더라도 환자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반의사 불벌 특례를 적용한다. 피해보상 전액을 보상하는 종합보험에 가입한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의 경우 중상해가 발생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며 환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형을 감면한다.
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무부와 복지부는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사법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을 함께 성안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전략회의'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사법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필수의료 분야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인에 대한 사법적 부담이 큰데, 특례를 적용해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박 2차관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례법이지만 그만큼 우리나라의 필수의료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고 어렵다는 뜻"이라며 "정책적으로 이 보호막을 설정해 주지 않으면 이제 필수의료 분야에 의료진들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정부는 환자를 두텁게 보상하고 의사는 소신껏 진료할 수 있도록 소송 위험을 줄여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입법취지를 밝혔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의료계, 환자,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총 9회 의견을 수렴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한 경우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의료 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반의사 불벌특례'를 명시했다. 책임보험·공제란 보상 한도가 정해져 있는 보험이다. 미용, 성형 등 비필수의료 행위도 모두 포함된다.
필수의료 분야는 책임보험에 더해 피해 전액을 보상하는 종합보험에도 가입하면 더 두터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이 의료행위 도중 의료 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 중증질환, 분만 등 필수의료 행위의 경우에는 환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고 필수의료 행위 중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 형의 감면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특례는 의료사고 분쟁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절차인 한국 의료분쟁 조정중재원의 조정과 중재 절차에 참여하는 경우에 적용한다. 의료분쟁 조정중재 절차에서는 전문적인 평가와 전문감정이 진행되는 만큼 환자 입장에서도 의료사고 입증 책임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전공의 집단 이탈 8일째인 27일 대구 영남대학병원 외래 접수 창구에 시민들이 앉아 있다. 2024.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와 전공의에 대해서는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는데 드는 보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29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추가적인 의견 수렴에 나선다. 또 법 제정 전이라도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사에 관한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8일 대검찰청에 의료사고 사건 수사 및 처리 절차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당초 지난 1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입법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의료개혁 특별위원회(특위)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정부 법안을 공개하고 29일 공청회를 여는 등 절차를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박 2차관은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 중 가장 공통적으로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제도 개편"이라며 "입법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초안을 알려드리고,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박 2차관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은 그 간 의료현장에서 제기한 의견을 반영한 것이며, 의사단체가 요구한 의사 증원의 전제조건"이라며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이 제정되면 필수의료 인력의 법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환자는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면책 특례에 대한 환자단체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추가로 의견을 수렴한 후 입법 과정에서의 조율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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