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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에이전트 바바라 지트워 "한국문학 우아하고 가식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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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03 19: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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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소설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국제 문학 에이전트이자 작가인 바바라 지트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소설 'J.M. 배리 여성수영클럽'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7.04.03.  kkssmm99@newsis.com
■채식주의자·엄마를 부탁해 등 해외에 소개
소설가 변신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출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미국에 소개할 때 (본인이 쓴 첫 소설인)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을 작업 중이었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뒤돌아보니 감동을 받았던 이유는 (어머니의 부재 등과 관련)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한강, 조경란처럼 소수로서의 여성, 먹지 못하는 여성의 목소리도 와닿았습니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제 문학 에이전트 겸 작가인 바바라 지트워는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을 이끌어낸 건 물론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해온 지한파다.

 특히 신경숙, 공지영, 황선미, 정유정, 김애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이 그녀를 통해 해외에 알려졌다.

 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지트워는 "한국 여성작가들의 작품에는 완전히 다른 국가에 살고 있지만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보편적인 이슈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에이전트에서 소설가로 변신 서울을 찾았다. 첫 소설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북레시피 펴냄)을 국내에 번역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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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소설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국제 문학 에이전트이자 작가인 바바라 지트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소설 'J.M. 배리 여성수영클럽'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7.04.03.  kkssmm99@newsis.com
 50년이 넘게 야외 연못에서 매일 함께 수영을 해온 나이 든 여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배경은 영국 코츠월드의 스탠웨이 저택 내 한적하지만 신비로움이 가득한 연못이다.

 조이는 뉴욕의 싱글 여자 건축가로 J. M. 배리가 '피터팬'을 집필한 저택의 수리를 감독하기 위해 영국 시골로 파견을 나간다. 한겨울, 얼음장 같은 이 연못에서 수영한 그녀는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

 이곳은 한평생을 친구로 지내온 할머니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얼음을 깨가면서 매일 수영하는 의식을 반복하며 삶의 지혜와 우정을 나누고 때로는 함께 고통을 헤쳐 나가는 장소였다. 조이는 이곳에서 다시 웃고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하, 지지와 용기를 얻는다.

 지트워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녀는 런던에 있을 때 어머니의 부음을 들었다.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다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할 겸 켄우드 여성 저수지를 지나갔는데 그 주변에 80대 여성 메이 앨렌이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얼음이 얼든 눈이 오든 매일 저수지에서 수영을 해온 그녀는 지트워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낡은 수영복을 건네주며 물에 들어가 보기를 권했다.

 슬픔이라는 일종의 광기에 휩싸여있던 지트워는 10월의 추위 속에도 물에 들어갔고 엄마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트워는 5년 동안 J. M. 배리가 영감을 받아 '피터팬'을 쓴 곳인 스탠웨이 저택을 떠올리며 소설을 완성해나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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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소설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국제 문학 에이전트이자 작가인 바바라 지트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소설 'J.M. 배리 여성수영클럽'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7.04.03.  kkssmm99@newsis.com
 이 소설은 벌써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해외 1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제가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나 감정 같은 것에 대해 한국 독자, 특히 여성분들이 공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랐다.

 지트워는 이 작품의 주제 중 하나가 '여성의 우정'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두 동창이 나오는데 한명은 워커홀릭 인 커리어 우먼이고 한 친구는 아이가 다섯인 가정주부죠. 두 사람의 우정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는 자녀를 갖지 않는다고 결정했지만 엄마로서의 삶을 택하는 것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든요."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 주인공 조이처럼 본인도 독립적이고 겁 없는 삶을 살았지만 여성으로서 겪은 어려움은 있었다고 했다.

 "에이전트로서 일을 할 때도 느껴요. 독일에서 책 판권을 놓고 경쟁했을 때 '내가 남자였으면 이를 놓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런데 다른 경우도 있죠. 미국 여성의 55%가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는 것이 충격적이었어요.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힘들죠."  

 컬럼비아대 예술대학원에서 시나리오 작법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지트워는 첫 소설을 내기 전에도 창작은 꾸준히 해왔다. 베스트셀러 소설 '인형의 계곡'을 쓴 재클린 수잔에 관한 연극을 올렸고,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후 출판계로 가 에디팅을 하고 편집 작업을 돕고 아이디어를 주다가 '그냥 내가 쓰자'고 해서 소설을 쓰게 됐어요. 언제든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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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소설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국제 문학 에이전트이자 작가인 바바라 지트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소설 'J.M. 배리 여성수영클럽'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7.04.03.  kkssmm99@newsis.com
 에이전트로서 자신의 소설을 소개하고 있는 경험은 "유체이탈에 필적해요. 믿을 수 없고 놀라운 경험"이라면서 부끄러워했다. "에이전트로서 많은 국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는 아시아를 많이 고려하지 않는데 책은 어디서 출판되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처음 읽은 한국 소설이라는 그녀는 "책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요. 한국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책을 통해서였죠.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한국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고 했다.

 "이번에 한국에 세 번째 왔는데 사랑에 빠졌습니다. 출판계 친구들이 저를 '미스코리아'라고 해요. 한국 독자들도 제 책을 통해 저와 미국, 미국 여성에 대해 알았으면 해요."  

 한국 문학에 대해서는 "깊이가 있고 우아한 문체를 문체 가지고 있으며 가식이 없다"며 "언어적인 능력을 과시하는 작가도 많은데 한국 작가들은 이야기와 인물에 충실해 순수하게 완벽성을 추구한다"고 봤다. 한국문학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는지 묻자 "없다"고 웃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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