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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임원 "안종범, K재단 소극지원에 '빡빡하다' 질책"

등록 2017.06.20 1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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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영춘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6.2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영춘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6.20. [email protected]

박영춘 부사장 증언···"그룹 피해 없도록 신경"
안종범, 이형희 대표에게 두차례 질책성 항의
"비덱 측, 돈 맡겨놓은 듯 굴어 불쾌감 느껴"

 【서울=뉴시스】강진아 이혜원 기자 = SK 측이 K스포츠재단과 자금 지원 협의를 한 후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빡빡하게 군다'며 질책했다고 이 회사 임원이 진술했다.

 박영춘 SK수펙스추구협의회 CR팀장(부사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1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에게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는 SK 측이 K스포츠재단과 1차 미팅을 한 며칠 후 안 전 수석이 전화해 '박 부사장이 빡빡하게 군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지시한 사안인데 잘 살펴봐달라'고 진술했는데 들은 적이 있냐"고 물었고, 박 부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박 부사장은 또 "안 전 수석이 이 대표에게 '순순히 협조할 사람이 아니다. K스포츠재단 사람을 이상한 사람 또는 마치 죄인 취급한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K스포츠재단 사람들이 (저를) 안좋게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K스포츠재단 뒤에 청와대 경제수석을 움직일 만한 큰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박 부사장은 "미팅 내용이 수석에게 바로 가고 피드백이 온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이 두번이나 질책해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 됐지 않았냐"고 묻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이 질책성 항의를 한 후 K스포츠재단에서는 한동안 연락이 없어 박 부사장이 재단 측 사람을 먼저 만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청와대 요청사안이라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았다"며 "분납안을 제안한 이후 아무 연락이 없어서 혹시나 저희의 비협조적 태도로 심기가 상한 것은 아닌지, 누구에게 보고가 안돼 지연되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1차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06.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1차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06.20. [email protected]


 박 부사장은 당시 이 대표의 지원협상 중단 건의에도 안 전 수석이 재단을 지원하라면 신속하게 해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그룹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은 SK에 89억원 지원을 요구하면서 그중 독일 현지법인인 비덱스포츠에 50억원을 송금해줄 것을 요구했다.

 검찰이 "비덱스포츠에서 일하는 부장이 돈을 빨리 보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며 "지원 협의도 안됐는데 마치 맡겨놓은 돈을 달라는 것처럼 해 무례하다고 생각했지 않냐"고 질문했다.

 박 부사장은 "두 번 정도 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사도 별말이 없었는데 불쾌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이어 "SK가 비덱이라는 해외 법인에 직접 자금을 후원하는 것은 관련 법령 검토 결과 쉽지 않고,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 형식으로 보내는 게 적절하다는 내용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미팅부터 비덱스포츠와 더블루케이 지원 자금을 K스포츠재단 관계자와 협의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도대체 비덱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이며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독일에서 어떤 평판을 받는지 자료를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는데 별다른 답변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SK그룹의 현안이었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은 청와대의 K스포츠재단 자금 지원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 아닌가"라고 묻자, 박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볼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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