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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는 두더지잡기 게임···글로벌 웹 통한 외화벌이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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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7-07 10: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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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이 지난 4일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 시험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를 통해 5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참석했다. 2017.07.05.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북한이 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면서 미국과 중국,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 북한 제재도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계속되고 있다. 최고급 메르세데스 벤츠 등 북한 지도층의 호화품 구입도 중단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의 철통같은 봉쇄 속에서도 북한이 이처럼 보란 듯 마이 웨이를 계속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 사회가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은 ‘글로벌 웹’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외화와 기술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북한의 대외 거래를 차단하는 일은 마치 ‘두더지 잡기(Whac-A-Mole) 게임’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다양한 위장막을 이용해 해외무대에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북한 기업인지 남한 기업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정체성을 감춘 채 해외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비정부기구(NGO)인 전미북한위원회(NCNK)와 호놀룰루에 있는 동서센터 등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64개국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47개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현재 북한의 외교 및 경제 관계는 주로 중국을 상대로 한 것이다. 북한은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도 여전히 외교적, 경제적 교류를 유지해오고 있다. 북한은 이들 국가들과 무역, 은행거래를 하고 있다. 또한 과학 연수, 무기판매, 레스토랑 운영 등도 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오랜 사회주의 동맹국인 쿠바나 미국에 적대적인 시리아 등과의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무기를 팔거나 군사훈련을 하면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말레이시아 회사를 통해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 군 통신장비를 수출하려고 했었다. 중동지역의 건설현장으로 수출하는 노동력도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다.

 WSJ은 대북한 제재는 이란에 대한 제재처럼 폭넓고 강력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시절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코언은 지난 4월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이란에 비해 빠져 나올 구멍이 많다”라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북한과의 무역거래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다. 인도는 북한으로부터 은 등을 수입하고 화학물품들을 수출한다. 러시아는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고 의류와 냉동 물고기 등을 수입한다.

 탈북자들은 해외 거주 북한 주민들의 주 임무가 북한 정권을 위해 돈을 버는 일이라고 증언한다. 북한 외교관들 역시 김정은 정권의 현금 흐름을 유지하는 일에 동원되고 있다.

 북한 외교관들의 외화벌이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불가리아 정부는 최근 북한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지난해 9월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따라 북한 외교관 수를 줄인 것이다.

 이탈리아는 역시 트리에스테에 있는 국제이론물리학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학생 4명을 민감하지 않은 전공 과목으로 이동시키는 조처를 취했다. 이 역시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 결의안에 따른 것으로 북한 학생들의 공부가 김정은 정권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이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처였다.

 지난 3월 세네갈은 북한 만수대예술극장 출신 장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유예했다. 만수대예술극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조형물들을 전문적으로 건설하면서 외화벌이를 해왔다.

 WSJ은 아산정책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현재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5만 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북한정권은 이들을 통해 매년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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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이 지난 4일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 시험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를 통해 5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 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참석했다. 2017.07.05.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지난 4일 북한은 미국 알래스카까지 사정거리가 미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화성-14형’을 발사장으로 실어 나른 중국산 트럭은 북한이 목재 수송용 명목으로 수입한 것이었다. 

 유엔의 대북 제재안은 북한의 불법적인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무기개발 프로그램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만 차단할 뿐 레스토랑 운영 등 다른 해외 영업활동은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달 29일 미국 재무부는 중국 단둥은행과 미국 거래를 전면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단둥은행이 북한의 자금세탁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이 지난해 5월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이후 미국 애국법 311조에 따라 관련 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재무부는 또 북한의 석탄과 철강 등 화물을 운송한 다롄국제해운과 리홍리, 순웨이  등 중국인 2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재무부는 당시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북한의 계속되는 대량파괴무기(WMD) 개발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단둥은행은 북한금융 거래가 금지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CNN방송은 ‘김정은 쌈짓돈의 비밀(The secrets behind Kim Jong Un's personal piggy bank)’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김 위원장이 최근 번쩍거리는 흰색 요트와 고급 양주, 호화로운 스키장의 시설장비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김정은을 핵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개인 쌈짓돈을 추적해 고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한 해 동안 6억4580만 달러(약 7375억 360만원)어치의 사치품을 해외로부터 사들였다. 지난 2015년 북한의 수입 규모는 총 34억7000만 달러(약 3조9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대부분 북한의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북한은 은행 해킹이나 무기 판매, 마약거래, 달러 등 외국 화폐 위조, 심지어는 멸종동물 위반 등 갖가지 불법행위를 통해 수억 달러를 긁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검은 돈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도 쓰인다. 북한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5억~10억 달러 정도의 검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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