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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美 국가관세면제 협상에 운명 엇갈려…'촉각'

등록 2018.03.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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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美 국가관세면제 협상에 운명 엇갈려…'촉각'


 '국가면제' 추진 불발시 일부 철강업체 수출길 사실상 막혀
 넥스틸, 세아제강 등이 직접적인 피해…철강 대기업도 '고민'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이 한국산 철강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국가 면제'를 추진할 지 여부에 따라 운명이 엇갈릴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이 기존 계획대로 우리나라 철강제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부 기업들의 수출길은 사실상 막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대기업의 경우 판매망 다변화 정책을 추진해 미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관세 폭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이들 업체들은 국가 면제 협상 결과가 사실상 마지막 희망의 끈이 될 수 있다며 노심초사 중이다. 정부의 국내 철강재 관세 부과 면제 추진과 품목별 제외 추진이 성과를 거둘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미국 현지시각)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철강재 88%에 달하는 제품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 철강제는 25%의 추가 관세를 물게 됐다. 관세 부과 조치는 앞으로 15일 이내에 발효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국이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들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 면제 노력과 품목별 제외 노력을 관세 부과 조치 이전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외교적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 지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세 폭탄에서 제외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국 등 경쟁국들이 고관세를 지불하는 것보다 미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택할 수 있어 높은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기존 반덤핑·상계 관세에 추가적인 중복 과세를 내야 미국에 철강재를 수출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철강 수입금액(37억9000달러)의 약 63.0%(23억9000달러)에 반덤핑(상계관세) 규제를 진행 중이며, 이 중 98.2%가 232조 대상에 포함된다.

 넥스틸의 유정용 강관은 기존 46%의 관세에 추가로 25%의 관세가 더 붙게 된다. 71%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세아제강의 유정용 강관은 지난해 6.6%의 관세가 붙었지만 31%의 관세를 물게 된다.

 포스코는 냉강압연강판에 66%, 열연강판 62.5% 관세에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90%의 관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가장 상황이 안좋은 것은 넥스틸이다.

 넥스틸은 다른 기업과는 달리 미국 현지에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관세폭탄에 대비해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공장이 지어지는 시간동안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세아제강은 넥스틸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다. 지난 2016년 900억원을 투자해 휴스턴에 유정용강관 설비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은 연 15만t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어 관세 폭탄을 물게되도 상당부분 미국 현지 공장 생산량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기업들이 프리미엄 철강 제품 수입을 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의도다.
 
 A업체 관계자는 "수입산 철강에 고관세를 적용함으로써 향후 미국내 철강재 가격(및 수요산업 제품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문제는 미국시장 수출을 주력사업으로 삼던 철강사들이다. 정부와의 협력 아래 각 기업별 현황에 따라 활로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철강산업은 자국내 생산량이 수요량를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입산 철강재에 동일한 관세가 적용될 경우 그 상황 하에서 수입산 제품간 경쟁구도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향후 미국향 수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남은 기간동안 미국과 잘 협상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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