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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7 왕따' 되나…마크롱 "미국 뺀 G6성명 가능성"

등록 2018.06.08 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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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트뤼도 등 젊은 지도자들과 갈등 증폭

트럼프, 트위터로 두 지도자 연일 비판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6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옹으로 환영하고 있다. 2018.06.07

【오타와=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6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옹으로 환영하고 있다. 2018.06.0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72)과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질서를 촉구하고 있는 40대의 젊은 지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40) 프랑스 대통령 및 쥐스탱 트뤼도(46) 캐나다 총리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를 마친 후 발표하는 공동성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G6 공동성명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와 CNBC뉴스 등은 7일(현지시간)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개막에 즈음해 보호무역주의 및 반 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보수적 성향의 70대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무역주의 및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진보적 성향의 40대 젊은 지도자인 마크롱·트뤼도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이번 G7 정상회의를 마친 후 발표하는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시킬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G7 공동성명이 아닌 G6 공동성명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외되는 것을 괘념치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역시 만일 필요하다면 6개국 합의에 서명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들 6개국은 가치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역사적 무게를 지니고 있는 시장 경제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시장 경제는 이제 진정한 국제적 힘이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제발 트뤼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에게 말 좀 전해 달라. 그들은 미국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비 화폐성 장벽을 세우고 있다. EU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1510억 달러(약 161조 5000억원)의 흑자를 보고 있다. 캐나다는 우리 농부들과 다른 이들을 배제시키고 있다. 내일 그들을 보기를 기대한다”라고 가시돋힌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을 통해 “트뤼도 총리는 참 격분을 잘한다. 그렇게 많은 세월동안 함께 한 미국과 캐나다 간 관계와 다른 많은 일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그는 캐나다가 (미국산) 낙농제품에 대해 30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 미국의 농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의 농업을 죽이고 있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일에도 트뤼도 총리를 비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는 우리 농업과 농부들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나쁘게 대했다. 매우 제한적인 무역을 했다. 그들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무역장벽을 내려야 한다. 캐나다는 목재 등의 무역을 통해 정말 높은 흑자를 내고 있다”라고 적었다.

 진보적 성향의 젊은 지도자들인 마크롱과 트뤼도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공동전선까지 펴고 있다. G7 정상회의 이틀 전인 6일 오타와에서 미리 만난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강력하고 책임감 있고 투명한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라고 선언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일정상회담 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0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일정상회담 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08.

두 정상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유럽연합(EU)와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을 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대립각의 날을 세우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트럼프의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성명을 통해서 "이번 결정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실수다. 미국이 지난해 파리 기후협정 탈퇴에 이어 또 다시 양국 관계를 해치는 조치를 취했다“라고 비난했다.백악관은 두 정상간 통화 이후 짧은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이 리비아의 이주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의 무역에 재균형을 맞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발언을 직설적으로 쏟아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 엘리제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 통화가 끔찍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소시지를 어떻게 만드는지 안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사람들은 조리를 마친 음식을 보는 게 낫다. 주방 상황을 일일이 중계하는 것은 음식을 먹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 내용을 모르는 게 낫다.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도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마크롱이 말한 소시지 만드는 과정은 19세기 독일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비스마르크는 "법률을 만드는 작업과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직접 보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복잡한 법률 제정 과정에는 온갖 이해 집단과 정치 집단 간의 거래와 협잡이 있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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