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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퀄컴, 결국 NXP 인수 포기…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자

등록 2018.07.26 0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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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계약 마감 시한인 25일 오후까지 승인 발표 안해

퀄컴 CEO "인수 계약 종료할 계획…성사 가능성 낮아"

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자…사업 확장 구상 차질 빚을듯

NXP 인수 대신 3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주가 급등

【샌디에이고=AP/뉴시스】중국 정부가 미국 모바일 반도체 업체 퀄컴과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간 440억 달러(약 48조원)규모의 인수합병(M&A) 건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11월2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 건물 외곽에 회사 로고 모습. 2018.06.15

【샌디에이고=AP/뉴시스】중국 정부가 미국 모바일 반도체 업체 퀄컴과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간 440억 달러(약 48조원)규모의 인수합병(M&A) 건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11월2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 건물 외곽에 회사 로고 모습. 2018.06.15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퀄컴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자가 됐다. 중국 당국의 불허로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를 인수하는 44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계약을 결국 포기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에 따르면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NXP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의 NXP 인수 계약 마감 시한은 이날 오후 11시 59분까지(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26일 오후 1시)다. 하지만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이날 오후 7시까지도 인수 승인 여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퀄컴은 사실상 중국이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계약 포기를 선언했다. NXP에 20억 달러의 계약 중도해지금(termination fee)을 지불하고 30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은 계약 실패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뮬런코프 CEO는 2019년 9월까지 3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거래 실패로 퀄컴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자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 NXP 인수를 선언했다. 인수가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440억 달러였다. 자동차·사물인터넷(IoT)·보안 등의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는 NXP를 인수해 스마트폰 반도체 위주인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NXP 인수를 위해서는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한국 등 9개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했다. 이중 중국만이 계속 승인을 미뤄왔다.

 중국은 지난 5월 2차 미중 무역협상 직후 양국간의 갈등이 풀릴 조짐을 보이자 퀄컴의 NXP 인수 승인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관세 폭탄' 등 무역 보복 조치도 시행을 유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인수 승인은 무산됐다.

 계약 불발로 퀄컴은 5G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그 동안 계획해왔던 시장 확장에 전략적 차질이 빚어질 것이 예상된다.
 
 몰런코프 CEO는 "현 지정학적 환경에서 단기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NXP 없이 전진하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인수 불발로 사물인터넷·5G·인공지능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퀄컴의 구상은 차질이 빚어지게 됐지만 3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퀄컴 주가는 종가 대비 6.16% 상승한 63.08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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