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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학 동문 의사 탄원서 거부후 파면…법원 "무효"

등록 2018.09.04 09: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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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길자 허위진단서' 박모 교수 탄원서 거부
"동문 선배 의사지만 고인에 대한 예의 아냐"
수술실적 1위에도 한직 발령나고 파면까지
법원 "병원, 권리남용한 인사명령" 무효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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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전경사진. 2017.08.22.(사진=일산병원 제공)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대학 동문 선배 의사의 감형 탄원서를 거부한 의사가 자신에 대한 해고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탄원서 참여 거부라는 '괘씸죄'로 병원이 부당인사 조치를 당했다는 그의 주장이 법원 판결을 통해 설득력을 얻게 된 셈이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지난달 30일 의사 배모(48)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2017년 4월3일자 파면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에게 2017년 4월7일부터 복직 시까지 월 113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2013년 연세 세브란스 병원 의사였던 박모 교수는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 장본인 윤길자씨의 주치의로서 특혜성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 1심 첫 재판을 앞두고 세브란스 병원 외과 출신 동문들에게 탄원서가 전달됐는데, 이 때 배씨는 "아무리 동문 선배라도 이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당시 근무중이던 일산병원 강모 전 원장(당시 부원장)의 서명 지시를 거부했다. 당시 이 탄원서 사건은 언론에도 보도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일산병원은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의료 중심병원으로, 의료진의 80~90%가 세브란스 출신이다. 윤씨는 논란이 됐던 세브란스 병원뿐만 아니라 이 병원에서도 형집행정지에 따른 병실생활을 했다.
 
 배씨는 박 교수와 연세대 의대 외과 동기인 강 전 원장의 원장 부임 1년 뒤인 2016년 3월 돌연 "논문실적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검진센터(건강증진센터) 상담의로 발령이 났다. 일반적으로 레지던트가 하는 일을 당시 경력 11년차의 전문의에게 시킨 것이다.

 더구나 배씨가 2014년 내내 외과 의사직(당시 7명) 성과급(분기별 지급) 1등을 차지했고 2015년 수술건수가 532건으로 일산병원 의사 1인 평균(345건)을 200건 가까이 상회하는 등 진료실적이 매우 우수한 자원이었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결국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월 배씨의 건강증진센터 전보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병원 측이 서울행정법원에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취소 청구를 냈지만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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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고는 구체적으로 병원신임평가에서 연구논문실적이 반영되는 기준과 배점비율 등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참가인(배씨)에게 논문실적이 없으면 병원신임평가에 문제가 생긴다는 등의 내용을 고지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인사권 범위에 속하지 않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인사명령으로서 무효"라고 밝혔다.

 일산병원은 지난해 4월 배씨 파면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자신들이 행정법원에 낸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 결론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이번엔 ▲사전 신고 없이 한 대학원에서 '술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같은 해 1월 MBC 프로그램 '닥터고'라는 프로그램에 무단 출연하고 ▲상급자를 비방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배씨는 "탄원서 거부로 내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강 원장이 원장 부임 후 인사 불이익에 나선 것"이라며 서울중앙지법에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냈고, 법원의 판단은 이번에도 배씨 쪽으로 향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징계사유와 이 사건 파면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이 존재한다거나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는 외과 전문의로서 역할을 적정히 수행하고 있는 원고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갑자기 건강증진센터로 전보하는 위법한 처분을 했다"며 "이런 피고의 귀책사유로 원고와 사이에 갈등관계가 심화되면서 제2 사유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측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한편 지난 2002년 발생한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은 윤씨가 당시 판사였던 사위와 이종사촌 여동생인 하모씨가 불륜관계라고 의심, 자신의 조카 등에게 돈을 주고 청부살해를 지시해 충격을 준 사건이다.

 이들은 하씨를 공기총으로 쏴 살해했고, 무기징역을 받은 윤씨가 연속된 형집행정지로 교도소를 나와 병실생활을 해 온 사실이 지난 2013년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나 대중적 도마 위에 올랐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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