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음주운전 사고로 해군병장 후배 중태인데…혼자 달아난 선배(종합)

등록 2018.11.27 11:39:3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사고 뒤 음주운전 발각 두려워 홀로 달아나

동승한 후배 도로로 튕겨져 나가 결국 사망

경찰 조사에서 "동승자가 운전했다" 거짓말

후배는 전역 2개월 앞둔 휴가 중 해군 병장

유가족 "선배 믿고 의지했는데…강력 처벌"

【서울=뉴시스】20대 남성이 지난 9월 24일 새벽 5시 30분께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택시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량이 심하게 훼손되고 고교후배인 동승자가 사망했다. 2018.11.27(사진제공=서초경찰서)

【서울=뉴시스】20대 남성이 지난 9월 24일 새벽 5시 30분께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택시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량이 심하게 훼손되고 고교후배인 동승자가 사망했다. 2018.11.27(사진제공=서초경찰서)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음주운전으로 군 전역을 앞둔 고등학교 후배를 사망하게 하고 방치한 채 도주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조모(25)씨를 도로교통법(도주치사 등)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 9월24일 오전 5시30분께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하다 택시와 정면 충돌, 동승자를 사망하게 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조씨는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09%의 음주 상태로 강남역 방면에서 교대역 방향으로 향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오던 택시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이 사고로 인해 옆좌석에 타고 있던 조씨의 고등학교 시절 후배 이모(24)씨는 몸이 튕겨져 나가 도로에 부딪혔다. 이씨는 두개골 골절 등의 타격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약 20시간 후 사망했다.

조씨는 음주운전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현장에서 이씨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홀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지나가던 시민 신고로 구급차로 호송됐다"며 "차량을 확인한 후에야 이씨 가족들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도주하다가 거리에서 잠들었고, 이를 지나가는 시민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재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초반 경찰수사에서 사망한 이씨가 운전을 했다며 거짓 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죽은 이씨가 무면허인 점, 사고 당시 큰 충격에도 조씨 부상이 경미한 것을 봤을 때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일 행적과 CCTV 자료, 운전석 에어백 DNA 감정 결과를 확인해 조씨를 지난 9일 구속했다"고 말했다.

사망한 이씨는 전역을 불과 2개월 앞두고 휴가를 나온 해군 병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씨 부모는 경찰서에 직접 나와 "아들은 착한 아이이고 운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아들이 선배인 조씨를 무척이나 의지하고 존경했는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 강력하게 처벌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조씨와 충돌한 택시운전자 박모(46)씨 또한 제한속도 60㎞ 도로에서 106㎞로 주행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