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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추정 물고기 폐사에 태풍까지…양식어민들 '초긴장'

등록 2019.09.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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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적조 추정 양식 물고기 집단 폐사…피해금액 2억400만원

태풍으로 먼 바다 적조 생물 연안까지 확산 가능성 높아 피해 우려

【완도=뉴시스】변재훈 기자 = 지난해 8월 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지나간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의 전복 양식장에서 시설물이 뒤엉켜 있는 모습. photo@newsis.com

【완도=뉴시스】변재훈 기자 = 지난해 8월 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지나간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의 전복 양식장에서 시설물이 뒤엉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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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경남 남해안에서 적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양식장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가운데 13호 태풍 '링링'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양식 어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풍 링링은 속도가 워낙 빠르고, 수온이 낮은 서해를 통과하면서 태풍의 세력도 약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 반경이 최대 430km에 이르고, 최대풍속이 초속 55m, 시속으로 200km의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칠 수 있어 양식 어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어민들은 앞서 경남 남해안 일부 양식장에서 유해성 적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폐사를 겪은 데다 태풍까지 한반도를 북상한다는 소식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가두리양식장은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경남도와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3일 욕지도 앞바다 가두리양식장에서 출하를 앞둔 30kg 참다랑어 140마리와 고등어 1만5000마리가 떼죽음 당했다. 시세 기준 피해액이 2억4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정확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난 3일부터 '적조 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적조는 지난달 23일 전남 여수 일부 해역에서 첫 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남해를 거쳐 통영 욕지도와 거제 지심도 해역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재 통영에는 82곳에 218㏊가 밀집해 있다. 우럭 8634만 마리, 돔류 3786만 마리, 볼락 5455만 마리 등 모두 1억5790만 마리의 어류를 양식 중이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남해·서해 양식장 어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남풍이 불면 적조 생물이 연안 양식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태풍의 영향으로 먼 바다에 있는 적조 생물이 연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오전 9시 현재 강도 매우 강(최대풍속 시속 162㎞), 크기는 중형(강풍반경 350㎞)급의 세력으로 제주도 서쪽해상을 지나는 밤부터 빠르게 북상할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오전 9시 현재 강도 매우 강(최대풍속 시속 162㎞), 크기는 중형(강풍반경 350㎞)급의 세력으로 제주도 서쪽해상을 지나는 밤부터 빠르게 북상할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양식 어민들은 북상중인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소멸되길 바라고 있다.

전남 고흥 녹동항 인근 해상에서 줄돔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최한중(56)씨는 "재해보험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적조에 태풍까지 온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라며 "애써 키워서 출하를 앞두고 있는 고기를 볼 때마다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경남 통영 인근 해상에서 말쥐치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서모(64)씨는 "이번 태풍으로 먼 바다에 있던 적조가 양식장으로 밀려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적조에 태풍까지 오는 바람에 모든 어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고,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소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인한 양식장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태풍은 육상수조 양식장과 가두리 양식장이 많은 제주 지역과 남해서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식장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해상가두리 양식장은 그물망과 닻 등을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또 그물망이 찢겨 양식 생물이 유실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이동이 가능한 가두리 양식장들은 사전에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전복은 투여한 먹이가 조류 소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급을 중단하고, 전복집을 가두리 망에 단단히 묶어 파도에 의해 가두리 밖으로 유실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육상수조 양식장은 흐린 물 유입 방지를 위한 점검과 정전에 따른 단수에 대비해 깨끗한 물을 충분히 저장해 놓는 것이 좋다. 또 산소공급 장치와 비상 발전기의 가동 여부를 사전 점검하고, 액화 산소 공급도 준비해야 한다.

태풍 영향을 받는 모든 양식장에서는 태풍 접근 전부터 소멸할 때까지 양식생물에 사료공급을 중단하는 게 좋다는 게 수과원 측 설명이다.

서장우 수산과학원장은 "이번 태풍은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를 동반해 영향권에 위치한 양식장에서는 양식시설, 양식생물 및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점검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5일부터 해수부 종합상황실에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태풍의 상황에 따라 비상대책반을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해 운영하는 등 24시간 긴급대응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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