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고 대전 뜬다'…규제·공급 풍선효과에 '희비' 엇갈려
10월 기준, 올해 세종 아파트 값 0.89%↓
대전은 3.88%↑…투자자·실수요자 몰려
대전, 각종 개발 호재에 '공급 부족' 영향
세종, 입주 물량 넘쳐…투자지역 인기 '뚝'
【대전=뉴시스】대전 유성구 전경.
한동안 '고공행진'했던 세종 아파트 값에 대한 피로감과 더불어, 규제지역 지정과 공급물량 과잉에 따른 '풍선효과'가 겹쳐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대전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10월 KB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값은 전월대비 0.03%, 전년동월대비로는 1.23%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아파트 값이 0.89%나 떨어졌다.
세종은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줄곧 하향세를 그려왔다. 9월까지 전월대비 0.18%, 전년동월대비 1.78%라는 상승세를 보여 왔으나 10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9·13 대책 이후 아파트 값이 전월대비 상승한 달은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는 없다.
반면 대전 아파트 값은 상승 곡선을 타는 중이다. 10월 기준 대전 아파트 값은 전월대비 1.30%, 전년동월대비 4.76%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총 3.88%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대·대·광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던 대전 아파트 값은 9.13 대책 이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대전 아파트 값은 전월대비 0.55% 올랐다. 5대 광역시가 모두 전월대비 하락세를 보였던 올해 4월에도 대전은 홀로 0.24% 올랐다.
그동안 대전은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인구 유출로 집값이 하락 내지 보합을 이어가는 등 침체돼 있었다. 그러나 유성구와 서구, 중구를 중심으로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지역 내 실수요자들은 물론 서울 원정투자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게다가 분양·매매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던 대전서 최근까지 공급 가뭄이 이어지자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올해도 3000~4000여가구가 입주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분양권에 웃돈이 붙으면서 구축 아파트 값까지 밀어 올렸다.
대전 유성구 상대동 A중개업소는 "지난해 3월 분양한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 분양 이후에 블록 별로 1억5000만~2억원씩 올랐다"며 "대전 아이파크시티는 분양 이후 웃돈이 32평에 2억4000만원, 40평이 4억원 가까이 붙어 인근 구축 아파트도 같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 B중개업소도 "몇 년 동안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매도 우위를 형성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한라비발디는 7억 후반에서 8억 초반 거래되던 매물이 9억 초반에 실거래 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오름세에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세종이 투자지역으로서 인기가 떨어지고 대체 지역으로 대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공급 물량도 쌓이면서 세종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은 올해 1만1000여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미윤 KB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세종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매매가격과의 차이를 보이다보니 투자하기에도 애매한 시장이 됐다"며 "교육이나 주변 인프라 측면에서도 생활하기 불편해 대전으로 선회하는 인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반면 대전의 경우 세종의 영향으로 인해 분양 물량이 줄었다가 2~3년 지나다보니까 입주 물량이 줄고 새 아파트가 희귀해지니까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며 "재개발 사업이나 트램건설 등 대형 개발 사업이 잇따라 발표되며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동시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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