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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두산중공업에 총 3.6조 지원…계열사 매각 속도낼 듯

등록 2020.06.01 18: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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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경영정상화 방안 확정…1.2조 추가 지원

[서울=뉴시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22톤급 중형 굴착기 DX220LC-9C. (사진=회사 제공)

[서울=뉴시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22톤급 중형 굴착기 DX220LC-9C. (사진=회사 제공)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국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1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에 대한 채권단의 총 지원금액은 3조6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KDB산업은행(산은)과 수출입은행(수은)은 1일 각각 신용위원회와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이 제출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고,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당장 긴급 수혈로 '급한 불'을 끄게 된 두산그룹은 앞으로 채권단과 합의한 경영정상화 방안의 이행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23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두산중공업은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을 목표로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자구안을 통해 친환경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두 분야를 사업 재편의 큰 축으로 세웠다.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7조원이며 2035년에는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며 실증화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가스터빈 사업은 부품교체 및 유지보수 수요가 많은 특징 때문에 안정적 매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유상증자,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채권단은 추가 지원 규모 외 매각 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전기차배터리 동박 업체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두산의 핵심 사업부인 산업차량BG, 전자BG, 모트롤BG와 더불어 두산메카텍, 두산건설 등도 매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산퓨얼셀은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클럽모우CC 등 두산중공업 보유 골프장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두산이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다'고 나선 상황이지만,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들이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두산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매각대상에 포함됐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보유 중이다.

그간 채권단은 두산 측에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강력 요구해 왔으나, 두산 측은 이에 난색을 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 등을 매각하더라도 3조원의 자금을 확보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두산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인프라코어와 밥캣 등 핵심 계열사의 매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까지 핵심계열사를 모두 매각하고 나면 두산에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며 "인프라코어와 밥캣의 매각만큼은 막기 위해 두산이 대주주 유상증자를 단행, 부족한 금액을 채우거나 밥캣과 인프라코어를 내놓더라도 지분 일부만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4조2000억원에 달하며, 추후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을 포함한 사업비용도 필요한 상황이다.

채권단은 지금까지 두산중공업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달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했다. 또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외화채권 5억 달러(5868억원)에 대한 대출 전환도 승인했다.

채권단은 "실사결과 및 재무구조개선계획의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상화 작업에 필요한 1조2000억원을 추가지원하기로 했다"며 "재무구조 개선계획 실행에 따라 두산중공업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두산그룹 및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개선계획을 포함한 정상화 작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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