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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취준생의 분노…전문가들 "기회박탈 아냐"

등록 2020.06.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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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보안검색 등 2143명 직접고용 발표

공사 직원, 취업준비생 등 상대적 박탈감

"청원경찰 신분 바꿔 직고용, 문제 없다"

"보안검색요원, 사무정규직 되는것 아냐"

"정부의 공기업 컨트롤, 자율 훼손할 듯"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홍찬선 기자 = 인천공항공사(공사)가 1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항 안팎에서는 공사의 이같은 정규직 전환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사가 직접고용하는 1902명의 보안검색요원들을 당초 특수경비원에서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꿔 직고용한다고 밝힌 부분에서 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공사의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열을 올리던 취업준비생들은 박탈감에 휩싸일 수 밖에 없고, 공사 정규직 입장에서도 공평 가치가 훼손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26일 뉴시스 취재결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침으로 취업준비생들의 입사 기회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인천공항의 정규직화는) 원래 계획대로 정규직 전환을 일관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었으나, 보안검색요원들을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뒤집은 것이 문제를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보안검색요원이 직고용이 돼도 공사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는 유지되는 것인데 이 부분을 과장해 취업준비생들의 분노를 유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안검색요원들이 직고용될 때에는 (추가적인 채용) 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요원의 근속은 (평균) 7~9년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되기 위한 자격요건은 충분히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이들이 공사 사무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도 이같은 절차들을 정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임귀섭 경운대 항공보안경호학부 교수는 "법적인 문제 때문에 공사가 보안검색요원 1900여명을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꿔 직접고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인천공항의 이같은 결정은 다른 공기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전환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보완하고 공유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공사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규직 업무가 다르다"며 "당초 직고용 대상자는 국민생명과 직결된 소방과 야생동물통제, 보안 등으로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공사도 이들을 직접고용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검색요원들도 단순히 공사가 직접고용한다는 것이지 사무 정규직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정규직의 일자리를 뺏는다고는 볼수 없다"며 "취업준비생들도 정확한 팩트를 알고 사태를 풀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천공항 정규직의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시작됐다"며 "대통령의 생각이 지난주 발표된 공기업 경영평가에 그대로 반영돼 공공기관 경영 평가지표를 대폭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지표에 사회적 가치 실현항목을 포함시켰다"면서 "이는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들었냐는 얘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노조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청와대에 제출할 호소문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주장했다. 2020.06.2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노조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청와대에 제출할 호소문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주장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허 교수는 또 "이번에 공사 직고용이 되는 보안검색요원 1902명도 실제로 일을 하던 이들이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난게 아니라 직업이 안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이같은 상황에 취업준비생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수 밖에 없다"며 "(취준생의 입장에서는) 그 자리는 우리가 정규직으로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그 자리를 (보안검색요원들이) 메우고 들어 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기업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정부가 공기업을 마치 한 부처인 것처럼 컨트롤 하는 것은 고용문제에 있어서 자율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 22일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를 공사가 직접고용하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은 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공사가 직접고용하는 인원은 2143명, 나머지 7642명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이달 30일 용역기간이 마무리 되는대로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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