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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군 잠수함-노르웨이 상선 충돌사고…'교신 오류'가 원인

등록 2020.08.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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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상선, 충돌 전 제3의 해군함정과 교신"

"상선, 해군함정 교신을 잠수함 교신으로 오인해"

"잠수함 기적소리 발송, 안전속력 준수 철저해야"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소송전 불거질 가능성도"

"해군 자랑 '30년 잠수함 무사고' 기록 깨지나…"

[서울=뉴시스]장보고-Ⅰ급 잠수함 (209급·1200t). (방위사업청 제공)

[서울=뉴시스]장보고-Ⅰ급 잠수함 (209급·1200t). (방위사업청 제공)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지난달 15일 부산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장보고급 해군 잠수함(1200t급)과 노르웨이 상선 간에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충돌사고 원인이 '교신내용 파악 오류'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책임 여부에 따라 해군이 자부하는 '30년 잠수함 무사고'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미래통합당 강대식 의원이 해군·해양경찰청·해양안전심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충돌 직전까지 해군 잠수함과 노르웨이 상선 호그런던호 사이의 교신은 전혀 없었으며, 실제 교신은 호그런던호와 이 선박의 우측에 있던 다른 해군함정 사이에 이뤄지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군함정은 사고 직전 "현 침로(직선 항해) 및 속력을 유지하겠다"며 호그런던호에 교신했지만, 호그런던호는 이를 마주오던 잠수함과의 교신으로 오인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좌현(뱃머리 왼편) 대 좌현 통과'로 인식하고 항해 중에 침로를 우현으로 변침했다.

그러나 해군함정과 호그런던호 사이의 교신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잠수함은 갑자기 근거리에서 교신도 없이 호그런던호가 항로를 트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급하게 피하기 위해 속력을 내 회피기동을 시도했으나 잠수함 함미(꼬리) 부분이 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호그런던호 뱃머리와 충돌했다.

이 충돌로 인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잠수함은 스크류 4개가 떨어져 나갔고 수평타와 음탐기 등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그런던호는 뱃머리 하단에 구멍이 뚫렸고 뱃머리 정중앙 부분 3곳이 휘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해군 관계자는 교신이 없던 것과 관련, "충돌 시점이 14시경으로 낮이라 교신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명피해가 없는 데다 자력으로 귀항했으며 승선 인원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의원은 사고 당시 해군 잠수함의 예방 노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의원은 "특히 잠수함의 경우, 부상 상태에서 항해 시 충돌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더더욱 사고 예방을 위해 배와 교신, 항로 이탈시 기적소리 발송, 안전속력 준수, 충돌 회피를 위한 동작 등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충돌 사건은 해경과 해양안전심판원에서 각각 수사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군 안팎에서는 수사 및 조사 결과에 따라 잠수함과 상선에 해사안전법 위반이 적용되면 각 함선에 '과태료'가 추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런던호그호의 경우 3900만 달러(약470억원) 규모의 상선 보험에 가입돼 결과에 따라 소송전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의원은 "해군은 충돌 사고시 큰 인명피해가 있을 뿐 아니라 전력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상수칙만 지키면 괜찮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충돌 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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