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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아들 김한솔, 네덜란드서 美 CIA가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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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17 19:25:06
한국계 미 작가 수키, 자유조선 맴버 인터뷰해 기고
"김한솔과 그 가족 마카오 탈출해 대만 거쳐 네덜란드행"
"네덜란드 도착후 CIA 요원들과 행적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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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8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로 추정되는 인물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됐다. 영상에서 이 남성은 자신의 소개와 여권을 보여주는 등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언급했다. 2017.03.08. (사진=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등 남은 가족이 마카오에서 네덜란드로 도피하는 과정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한솔과 그 기족은 반북 단체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네덜란드에 도착했지만, 미국 중앙정보국(CIA)요원이 이들을 어디론가 데려갔고 현재 이들의 향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은 16일(현지시간)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서 김한솔 및 김정남 가족의 이 같은 도피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수키 김은 지난 2011년 평양과기대 영어교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을 기반으로 ‘평양의 영어 선생님'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이후 베스트셀러가 됐다.

김 작가가 김한솔의 도피를 도운 반북 단체 ‘자유조선’ 멤버들에 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해당 기고문을 작성했다.

◇김한솔, 자유조선 리더에게 SOS

기고문에 따르면 김한솔은 2017년 2월 13일 아버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직후 자유조선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김한솔은 홍 창에게 자신의 집을 경비하던 마카오 경찰들이 사라졌다고 밝히면서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가능한 빨리 마카오를 빠져나가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홍 창은 또 이에 앞서 2013년께 프랑스 파리에서 김한솔을 처음 만났다고 전했다. 당시 구찌 신발을 신고 있던 김한솔은 “홍 창이 북한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 창은 회고했다.

김한솔의 도움 요청을 받은 홍 창은 자유조선 멤버이자 전직 미 해병대원 크리스토퍼 안에게 대만 타이베이공항에서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만나고 그들을 추적하는 사람이 없는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은 타이베이공항에서 김한솔 가족을 만났다.

이들의 만남에 앞서 홍 창이 김한솔에게 '검은색 티셔츠와 LA다저스 모자를 쓴 남자를 ‘스티브’라고 부르면 대답할 것'이라고 접선 방법을 전해줬다.

크리스토퍼 안은 타이베이공항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긴팔 티셔츠와 코트를 입은 김한솔을 확인했다.

접선에 성공한 안은 김한솔과 그의 여동생에게는 영어로 대화하고, 김한솔과 그의 여동생이 다시 한국어로 어머니에게 달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안은 김한솔의 여동생이 영어가 유창했고, 평범한 미국 10대 같았다고 기억했다.

안은 개별 방이 있는 공항 라운지로 김한솔 가족을 데려갔다. 김한솔 여동생과 어머니가 한방을 쓰고 크리스토퍼 안과 김한솔은 옆방을 썼다.

약 1시간 뒤 홍 창은 안에게 전화를 걸어 “김한솔 가족을 받아들일 국가로 3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일 늦은 저녁 홍 창은 안에게 전화를 걸어 "한 국가가 김한솔 가족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행기표를 끊어 김한솔 가족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국제공항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런 지시가 있기 전 까지 그들은 타이베이공항에 18시간이나 머물렀다.

이후 김한솔 가족이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게이트에서 표를 검사받으려는데 항공사 직원이 돌연 "너무 늦게 도착해 탑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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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반북단체 자유조선은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왼쪽)과 그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줬던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의 사진을 공개했다. 자유조선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김정남 암살 후인 2017년 2월 김한솔이 자유조선(당시 천리마민병대)측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에이드리언 홍 창과 크리스토퍼 안이 김한솔과 그의 어머니, 여동생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또 김한솔은 좋은 청년이며, 자유조선의 리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진정한 영웅'인 크리스토퍼 안을 석방하고, 에이드리언 홍 창의 추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출처: 자유조선 홈페이지> 2019.05.30
크리스토퍼 안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먹히지 않았고 김한솔과 그 가족은 공항라운지로 돌아왔다.

◇타이베이공항에 나타난 CIA요원

몇 시간 뒤 자신들은 CIA 요원이라고 설명하는 두 사람이 이들 앞에 나타났다. 한 명은 '웨스(Wes)'라는 이름의 한국계 미국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백인이다.

이들은 김한솔과 대화를 요청했고, 안은 김한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기 이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라고 조언했다.

그 다음날 공항 직원들은 전날에 비해 훨씬 친절해진 태도로 김한솔과 그 가족이 암스테르담행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을 도왔다.

안은 "김한솔이 이제야 안도하는 듯 했고, 웨스라는 CIA 요원은 김한솔 가족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김한솔과 헤어지기 전 홍 창의 지시에 따라 '보험용'으로 함께 셀카를 찍었고, 게이트에서 김한솔은 안과 포옹한 후 비행기를 탔다.

◇김한솔을 잃어버린 실수

네덜란드 인권변호사의 도움을 받은 자유조선 팀이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에서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기다렸지만, 그들을 만나지 못했다.

공항에 도착한 김한솔 가족은 정식 통로가 아닌 옆문을 통해 공항을 나와 호텔로 끌려갔다.

홍 창은 김한솔에게 “네덜란드에서 난민지위 신청을 원하는지”에 대해 물었고, 김한솔은 "그렇다"고 답했다.

홍 창은 자유조선 멤버와 변호사를 호텔 로비에 보냈고 김한솔은 "로비로 내려오겠다"고 말했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여러 관계자가 CIA가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모처로 데려갔다고 말해줬지만, 그곳이 네덜란드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인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창은 '김한솔을 잃어버린 것'은 자신의 경력에 있어 두 번째 실수라고 자책했다. 첫 번째 실수는 중국에서 체포됐던 일이다.

그는 김한솔을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라고 느꼈지만, 자신의 궁긍적인 목표는 '김씨 왕조'를 끝내는 것이며 김한솔은 그 왕조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경작용제 공격에 살해됐다. 김한솔은 약 3주 뒤인 같은 해 3월 8일 유튜브로 무사히 피신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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