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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2단계 대응 차분…다시 온라인으로 눈길

등록 2020.11.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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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예매 취소, 재예매 활발

대규모 공연은 취소…활성화 조짐에 찬물도 아쉬움

온라인 공연 다시 활성화…숏폼 콘텐츠 등장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부가 24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다. 하지만 다른 업계와 달리 비교적 공연계 분위기는 차분하다.

이미 거리두기가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한 지난 19일부터 대비해온 덕분이다.

앞서 정부가 5단계로 나눈 새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좌석 띄어 앉기'가 해제됐다. 공연장이 전석 매진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12일 만인 19일부터 '다른 일행과 한 자리 씩 띄어 앉기' 좌석제가 적용됐다. 2단계가 시행되는 이날부터는 일행 포함 모든 좌석에 띄어앉기가 적용된다. 이미 1.5단계부터 상당수 제작사가 띄어앉기를 적용한 만큼, 혼동이 크지 않다.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을 비롯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에어포트 베이비', '블랙 메리 포핀스' 등의 뮤지컬과 연극열전8의 네 번째 작품 '킹스 스피치' 등의 연극 작품들이 티켓을 오픈한 기간 기존 예매를 취소하고 재예매에 들어간다. 

개막을 앞둔 뮤지컬 관계자는 "한자리 씩 거리를 둔 좌석 상태에서 먼저 티켓 예매를 오픈하고, 방역 상황이 좀 더 나아지면 추가로 남아 있는 좌석을 오픈한다"면서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추가 오픈한 좌석을 취소시키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한다. 모든 좌석을 오픈했다 취소하면서 발생하는 번거러움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공연은 취소…활성화 조짐에 찬물도 아쉬움

다만 대규모 공연은 취소됐다. 세종문화회관이 27~28일 대극장에서 열 예정이던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내년으로 순연하기로 했다.

이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이 게임을 주제로 선보이는 대형 공연이었다. 라이엇 게임즈과 협력해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밴드 간의 협업과 포토존, 코스튬 플레이어 참여 등 공연장 안팎으로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가 예고됐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및 서울형 방역강화 조치 시행에 따라 관객 여러분과 아티스트의 안전을 위해 집합 및 대면 상황을 지양하고자 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극, 뮤지컬 등 상당수 공연은 진행되지만 2단계 격상은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 없다.

지난달 22일 1차 지원을 개시한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소소티켓) 등 공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2단계 격상과 함께 중단되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소소티켓은 3주 만에 할인권 46만여장이 발급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1단계와 맞물린 공연시장 활성화 사업의 효과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spi)에 따르면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된 이달 7일부터 22일까지 3주 동안 공연계 매출은 23일 기준 98억603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3주인 지난달 17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출 80억8300만원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당분간 좌석 거리두기와 공연시장 활성화 사업이 중단됨에 따라 당분간 타격은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유료 객석 점유율 70%를 유지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최대 좌석의 50%만 사용 가능했다. 공연을 올릴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였다. 2단계가 장기화되면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이 안타깝지만,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이 공연계의 중론이다. 중견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몇 좌석 더 관객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과 전 세계가 노력해서 하루 빨리 마스크를 벗고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연 다시 활성화…숏폼 콘텐츠 등장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오프라인이 다시 경직되면서, 상반기 활성화됐다가 하반기에 잠시 주춤했던 온라인 공연에 다시 눈길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주목할 만한 온라인 공연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국내 전국 투어를 순항 중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투어 마지막 무대인 28일 예술의전당 앙코르 리사이틀 공연이 네이버TV의 크레디아TV 채널을 통해 유료 실황중계된다. 국내에서 조성진 리사이틀을 실황으로 중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오는 12월7일 오후 7시30분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첫 온라인 상영을 진행한다. 지난해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한 EMK의 세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아서왕의 전설을 재해석했다. 객석점유율 92%, 약 12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또 EMK는 지난 추석연휴 네이버 브이 라이브(V LIVE)를 통해 1만5000명의 온라인 관람객을 끌어 모은 뮤지컬 '모차르트!'를 앙코르 상영한다. 12월13일 오후 7시30분 박강현, 14일 김준수가 주연으로 나서는 영상을 상영한다.

[서울=뉴시스]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2020.11.24. (사진 = 예술의전당 '플레이 클립스(PLAY CLIPS)'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2020.11.24. (사진 = 예술의전당 '플레이 클립스(PLAY CLIPS)' 캡처) [email protected]

특히 EMK는 온라인 환경에 맞춰 15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로 제작하는 신(新)장르인 웹뮤지컬 '킬러파티'를 23일 공개해 주목 받고 있다. EMK의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와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손을 잡았다.

코로나19 시대에 뮤지컬 장르를 새로운 플랫폼과 콘셉트로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영상 콘텐츠를 표방한다.

양수리의 한 저택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총 10명의 캐릭터가 등장해 이를 풀기 위한 9개의 에피소드와 가창력이 돋보일 수 있는 19개의 넘버로 구성됐다. 에피소드는 개당 10분 내외의 짤막한 숏폼 콘텐츠로 제작됐다.

작품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비대면으로 개별로 음악과 대본 연습 후 녹음과 촬영에 참여했다. 촬영 역시 최소한의 현장 스태프가 참여해 특별한 공간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배우 각자의 집에서 촬영했다.

예술의전당도 새로운 형태의 공연영상 '플레이 클립스(PLAY CLIPS)' 서비스를 론칭했다. 역시 '클립으로 보는 연극'을 표방, 한 편의 연극을 여러 개의 짧은 비디오 클립(약 5~6분 내외)으로 구성, 제작하는 '숏폼' 콘텐츠다.

박찬규 작, 전인철 공연연출, 정병목 영상연출의 연극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을 첫 작품으로 선보였고 현재까지 3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자막으로 인물을 소개하는 등 영상의 특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1편이 조회수 2000여회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는 유튜브 등을 통해 짧은 러링타임의 영상물에 익숙해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타격을 입은 공연계가 숏폼 콘텐츠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핵심은 카카오TV 등을 통해 활성화되고 있는 다른 숏폼 드라마와 '어떻게 차별화 될 것인가'다.

공연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에서도 막대한 자본과 스타를 내세워 숏폼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면서 "공연은 특성상 영화나 드라마보다 서사성이 약할 수 있는데, 온라인에서도 공연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구성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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