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광화문광장 공사 멈춰야…박원순은 반대했어"
5월 박원순 전 시장 "광화문 사업 그만두겠다"
"당장 그만두고 내년 5월 새 시장에게 넘겨라"
서울시, 이달 예산 790억 광화문광장 공사 착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공사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시작된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1.17. [email protected]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시연대·문화도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생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문제를 공식적, 공개적으로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박 전 시장은 오히려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시민사회단체들에 명백히 밝혔다"고도 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단체는 박 전 시장과 올해 5월23일 시장공관에서 차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시장이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시민단체들의 이견이 있어 광화문광장 사업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단체는 "서울시 직업 공무원들은 박 전 시장이 세상을 뜬지 불과 두 달 뒤인 9월28일 광화문광장 공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며 "또 이달 16일에는 공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떳떳하다면 왜 이렇게 기습적으로 도둑질하듯 이 사업을 추진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단체는 "박 전 시장이 살아있었다면 서울시의 이런 무리한 결정과 집행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 대행체제는 대행체제일 뿐이지 정식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체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공사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시작된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1.17. [email protected]
단체는 "당장 무리한 공사를 중단하고 내년 4월에 뽑히는 새 서울시장에게 결정과 집행을 넘기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광화문광장 재정비 사업은 지난 2016년 박 전 시장 주도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반대 여론이 일어났고, 지난해 9월 박 전 시장은 '원점 재검토'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시는 현재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서쪽으로만 광장을 넓히고 차량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있는 동쪽으로만 양방향으로 다니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산은 약 7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재정비 공사 강행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이 재직 중이던 지난해 9~12월 시민·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공청회 등을 61차례 열었고, 지난 2월 추진 방향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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