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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에도 '리얼돌' 수입불허…법원 다시 "허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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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25 06:01:00
김포세관, '풍속 해치는 물품' 통관보류
법원 "음란물과는 달리 사적영역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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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2019.10.18.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리얼돌(성인 여성 신체와 비슷하게 만든 성인용품)' 수입을 허용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수입을 보류한 세관을 상대로 법원이 "처분을 취소하라"고 또다시 판결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리얼돌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세관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사는 지난해 1월 중국에서 리얼돌 1개를 수입하면서 김포공항세관에 수입신고를 했다. 그러나 김포공항세관은 같은해 2월 이 물품이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며 수입통관을 보류했다.

이에 불복한 A사는 지난해 3월 관세청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관세청은 이로부터 90일의 결정기간이 지나도록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A사 측은 "리얼돌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볼 수 없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고는 관세법상 처분사유 없이, 사람 형상과 흡사한 성기구의 통관 허용여부에 대한 기존의 법원 판결에도 어긋나는 처분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9년 6월 한 업체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리얼돌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제작 리얼돌의 상용화를 사실상 허용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재판부는 "리얼돌은 그 모습이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준다"면서도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기구는 필연적으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구현할 수밖에 없다"며 "성기구가 신체와 유사하거나 성기 등의 표현이 다소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그 본질적인 특징이나 성질이 달라져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고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는 성기구가 성적인 내용을 대외적으로 표현하는 음란물과는 달리 사용자의 성적 욕구 충족에 은밀하게 이용되는 도구에 불과하고,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중에게 성적 혐오감을 줄 만한 성기구가 공공연하게 전시·판매돼 그 행위를 제재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이 아니면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리얼돌의 정교함을 근거로 통관 보류가 적법하다는 세관 측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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