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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레 쇼 같은 뮤지컬 '아이위시' 웃으면서 현타오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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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30 14:33:23
이석준 연출·오인하 작가겸 배우 인터뷰
2018년 영국서 초연...국내 라이선스 첫 선
5월23일까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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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아이 위시'. 2021.03.29.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코미디가 '마냥 웃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슬픔이 위트 있게 풍자됐을 때, 코미디의 여운이 짙어지고 상대방의 아픔과 고통이 '내 이야기'가 되는 거죠."(이석준 연출)

뮤지컬 '아이위시'는 내내 깔깔거리면서 봐도, 여운이 짙다. 무대 뒤 숨겨진, 공연계 뒷이야기는 '웃픈' 현실이기 때문이다. '오디션', '땜빵 배우'(얼터네이트Alternate) 배우), '늘 새로워, 관크는 언제나 짜릿해!'는 배우들에게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이 난처함은 동시에 웃음과 비애로 승화된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아이위시' 이석준 연출은 "극의 상당수 에피소드에 제 이야기 같은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이기도 하다.

'아이위시'는 2018년 영국에서 초연했고, 이번에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첫 선을 보이고 있다. 원제는 '내 삶이 뮤지컬 같았으면 좋겠다'(I Wish My Life Were Like a Musical)다.

초연한 해에 이 연출과 제작사인 아이엠컬처의 정인석 대표 겸 프로듀서가 영국에서 함께 공연을 보고, 동시에 이 작품에 빠져버렸다. "영어를 잘 몰라도, 상황이 너무 다 잘 알 것 같은 거예요. 이 작품을 한국에서 올리면 '내가 연출을 맡겠다'고 했고, 그렇게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원작은 '카바레 쇼' 형태다. 연극·음악·코미디 등이 혼합된 장르로, 소규모 공연장에서 배우의 힘으로 공연을 이끌어간다. 한국 공연은 프로시니엄(액자 무대)에 맞춰, 우리 정서에 맞게 번안됐고 형태도 손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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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석준 연출. 2021.03.29.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photo@newsis.com
각색을 맡은 작가 겸 배우 오인하는 "원작에서 배우들이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에 공감을 했는데,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 실정과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있었다"면서 "배우들의 매너도 동방예의지국인 우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연출님과 논의를 해 코로나19 시대 마스크 이야기로 치환하는 등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아이다', 연극 'M. 버터플라이' 등 뮤지컬·연극을 오가며 대학로를 지켜온 이 연출은 연극 '썸걸즈', 뮤지컬 '신과 함께 가라'를 통해서도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이번 '아이위시' 공연 중간마다 삽입되는 배우들의 녹음 음성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원작에서 카바레쇼 분위기를 살려 다음 곡을 능청스럽게 소개하는 부분들을 이 녹음들로 대신했다. 배우들끼리 작업과 일상에서 겪은 부분을 서로 솔직하게 공유한 내용들이다. '아이위시'에 출연하는 8명의 배우를 포함 약 20명의 배우들이 꾸밈없이 전한 말들은 흡사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다.

이 연출은 "고전이 시대와 배경이 다른 지금에도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 안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무대 위 배우의 삶도 그들만의 고통이 있지만, 풍자와 유머를 통해 그 순간을 웃어 넘기면서 관객들이 공감하기를 바랐어요. 무엇보다 배우만의 이야기라고 여겨지는 부분들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오 작가도 '아이 위시'가 '현타'(현실 자각 타임) 투성의 작품이라면서 "배우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관객이 자신의 삶에서 가능성을 같이 가져가시기를 바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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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인하 작가. 2021.03.29.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photo@newsis.com
물론 배우와 일반인의 삶은 좀 다르다. 오 작가도 배우에 대해 "직업이 아닌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대중교통을 탈 때도 매번 주변을 관찰하며 메모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 위시' 9번 넘버 '내 인생이 뮤지컬 같다면'에서 배우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여러 요인을 가지고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바보 같다고 여기는 건 관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여겼다.

이 연출은 요즘 대학로에서 연극 '킬미나우', 연극 '아들' 등 주로 아버지 역을 맡으며 '공연계 대부'로 통한다. 극 속 역할만 아버지가 아니다. 후배들의 고충을 귀 담아 듣고, 대학로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타파할 방안을 매번 고민하며 대학로에서 실제 아버지 같은 역을 맡고 있다.

2010년대 초중반 대학로의 배우·창작진·관객이 만나는 플랫폼으로 통한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를 지난해 7월 '이석준의 이야기쇼'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다.

이석준은 "개방적이었던 대학로가 점차 폐쇄화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계적으로 공연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어요. 개성이 없어지고, 트렌드가 생겼죠. 코로나19 전부터 위기의 징조가 있었습니다. 후배들이 조언을 구해도 해줄 말이 적죠. 어디서부터 실이 꼬였는지 모르기 때문에, 긴 싸움이 될 거 같아요. 관객, 배우, 제작자가 같이 공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로의 젊은 피에 속하는 오 작가도 이 연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영화관보다 푯값이 비싸고 불편하며 먹지도 못하는 공연장에 왜 가느냐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예술성의 가치가 있겠지만 그걸 인지시켜주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며, 집단적으로 에너지를 표출하지 못하는 지금은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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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아이 위시'. 2021.03.29.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photo@newsis.com
오 작가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해답을 찾고 있다. 작년 화인컷의 작가에이전시 사업부문인 'WAF'에 속하게 된 것도 그 하나다.

형인 오의식과 함께 대학로 형제배우로 유명한 오 작가는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얘기 좀 할까?'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입지를 다졌다. 동시에 '러브 스코어', '비 클래스(B Class)', '메모리 인 드림(Memory in Dream)' 등을 통해 극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학로에서 마니아를 보유한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을 각색하기도 했다.

오 작가는 "여러 고민을 해봤는데 공연 소비층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공연을 소재로 한 아웃풋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연 원작의 드라마, 영화가 흥행을 한다면 그 원작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 거죠. 그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이런 과정을 통해 한분이라도 더 공연을 찾아주시다면 제 일에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데, 찰떡 같다. 이런 베테랑과 신진의 협업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학로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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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아이 위시'. 2021.03.29. (사진 = 아이엠컬처 제공) photo@newsis.com
"제가 의심을 많이 하는 편인데, 오인하 작가는 명쾌한 확신을 하는 주는 사람이에요. 이 친구랑 작업하면 뭘 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재미있어요."(이석준)

"외사랑이라고 하잖아요? '이석준의 이야기쇼'에 두 번이나 출연했는데 그걸 기억을 못하시더라고요. 하하.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다는 말 자체가 부끄러워요. 선배님은 '인간 고수'예요. 작업을 떠나 인간적인 태도에 있어서도 배울 점이 많아요. 제가 분석한 시간에 대해 진심으로 존중해주시며 '열린 마음'도 갖고 계시죠."(오인하)

'아이위시'에는 배우 박영수, 강찬, 박은석, 김도현, 최현선, 이지숙, 박은석, 임찬민, 정다희가 출연한다. 오는 5월23일까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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