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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파" 30대 男心, 얀센백신 사전예약 90만명분 동냈다

등록 2021.06.02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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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사전예약 하루만에 완료

1회 접종 후 66.9% 효과…남아공·브라질 변이 예방

희귀혈전증 우려에도…"빨리 일상 돌아가고픈 욕구"

[서울=뉴시스] 1일 오후 6시께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 종료를 알리는 안내가 게시됐다. (사진=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캡처).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 오후 6시께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 종료를 알리는 안내가 게시됐다. (사진=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캡처). 2021.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30세 이상 예비군,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무리돼 높은 인기를 보였다.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희귀 혈전증 등 드물게 보고되는 이상반응 우려에도 1회 접종,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높은 예방 효과, 방역 완화 기대감 등의 이유로 관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인 1일 오후 6시4분께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종료됐다.

추진단은 1일 0시부터 11일까지 30세 이상(1991년 12월31일생 이전) 예비군 53만8000명, 민방위 대원 304만명, 국방·외교 관련자 13만7000명 등 37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이 미국에서 받은 101만회분에 불과해 1차 80만회분, 2차 10만회분에 대해 선착순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 나머지 물량은 필수적인 공무나 중요 경제활동 등으로 긴급하게 해외를 방문하는 경우에 활용할 계획이다.

선착순 사전 예약은 그야말로 '대흥행'이었다. 80만회분 대상 1차 예약은 시작 16시간여 만인 오후 3시30분께 종료됐다. 이어 오후 4시30분께 남은 물량 중 10만회분을 대상으로 2차 예약이 재개됐지만, 오후 6시4분께 종료돼 사전 예약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예약 취소분에 대해선 추후 추가 예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0시 예약 홈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접종 대상자 다수가 예약을 시도하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한때 예약 대기 인원이 6만명 이상, 예상 대기 시간은 1시간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서울 영등포구에선 민방위 대원 403명의 개인정보가 잘못돼 예약이 진행되지 않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받은 민방위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 파일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403명의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했다.
[서울=뉴시스]얀센 코로나19 백신 사전 예약 시스템 화면. (사진=뉴시스 DB)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얀센 코로나19 백신 사전 예약 시스템 화면. (사진=뉴시스 DB) 2021.06.01. [email protected]

미국 존슨앤드존슨 제약 자회사 얀센이 만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AZ)·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1회 접종을 목표로 설계됐다. 1회 접종 14일 후 예방 효과는 66.9%에 달한다. 특히 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각각 64.0%, 68.1%에 달한다. 중증 예방효과도 85%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처럼 얀센 백신도 일부에서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희귀 혈전증이 보고됐다. 두 백신은 각각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인간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데, 해외 각국에서 두 백신을 접종한 젊은 층에서 희귀 혈전증 사례가 드물게 보고됐다. 이 외에 상완신경근염 등 7건의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 임상시험에서 나타났다.

미국은 얀센 백신 사용에 나이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50세 미만 여성에게서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달았다. 추진단도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 등을 고려해 30세 이상에만 접종을 권고했다. 국내에서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희귀 혈전증 사례는 327만건 접종 이후 30대 남성 1명에게서 처음 확인돼 미국·유럽 등보다 발생률이 낮다.

이 같은 이상반응 우려에도 1회 접종 특성과 젊은 층의 접종 이후 방역 완화 기대감이 어우러지면서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흥행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회 접종으로 끝나는 게 장점이고, 희귀 혈전 자체도 훨씬 적고, 변이에도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효과가 높다"며 "젊은 층이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하는 욕구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접종자가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이 아닌 나라에서 입국하거나 확진자를 접촉했을 경우 격리하지 않고 능동감시 대상자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턴 접종자를 직계가족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하고, 요양병원 등 대면 면회를 허용했다. 다음 달부턴 접종자를 대상으로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1일 오후 1시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되는 얀센 백신 사전예약 인증샷.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1일 오후 1시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되는 얀센 백신 사전예약 인증샷.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21.06.01. [email protected]

지난 1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얀센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을 완료했다는 인증글과 사진 다수가 게시됐다.

인증글을 남긴 대다수는 "얀센 백신 신청했다. 마스크 그만 쓰고 싶다", "나와 내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사전예약 완료", "얼른 마스크 벗고 싶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다른 완료자들은 "화이자, 모더나는 남의 얘기고, 아스트라제네카는 괜히 찜찜하고, 한 방 맞음 끝이라는 얀센을 맞기로 했다", "뭐든 맞자 일단. 지겨워서 못 살겠다"는 예약 이유를 들었다.

얀센 백신을 보내 준 미국에 감사를 표한 인증글도 보였다. "현역, 예비역, 그리고 지금 민방위까지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데 정부와 나라가 나를 챙기지 않고,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만 날 챙겨준 느낌", "바이든 형님 감사합니다. 당신이 통수권자로 있는 당신의 나라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우방입니다" 등이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예약 완료자도 있었다. 한 완료자는 "부작용 무섭긴 한데 변이 예방효과 생각해서라도 맞는 게 나을 것도 같고, 예약하고도 불안해서 새벽부터 지금까지 종일 검색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사전 예약 인증샷을 남겼다. 1985년생인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재 민방위 대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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