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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바다 빠진 연인 구하다 사망…법원 "의인이다"

등록 2021.08.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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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끼에 미끄러져 물에 빠진 여자친구
남자친구도 입수…두 명 다 익사 추정
법원 "구조 위해 입수한 것으로 판단"
"보건복지부, 남성 의사자로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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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섬을 찾은 연인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법원은 여성이 혼자 미끄러져 바다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점, 남성은 스스로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남성을 의사자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A씨와 그의 연인 B씨는 지난 2018년 9월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선착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B씨가 이끼가 낀 바닥에서 미끄러져 바다로 추락했고 곧이어 A씨도 물에 빠졌다.

선착장 인근 업체에서 근무 중이던 한 직원은 B씨가 바다에 빠지는 것을 보고 해양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다만 이 직원은 A씨가 바다에 들어가는 모습은 목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후 A씨의 가족은 A씨가 B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사망하게 됐다며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인정을 신청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직접적 구조행위 미성립 또는 입증 불가'를 이유로 A씨를 의사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지난 6월 A씨의 가족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자불인정처분취소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해 내린 의사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목격자의 진술 및 A씨 휴대폰에 찍힌 사진, 추락 추정 지점의 미끄러진 흔적 등에 비춰보면 B씨는 사진을 찍던 중 미끄러져 혼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휴대폰 등 소지품이 B씨의 추락 추정 지점에서 2~3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며 "이는 A씨가 B씨 추락 이후 실족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입수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A씨의 사체에는 B씨와 달리 찰과성이 적다"며 "B씨와 같이 의도치 않게 실족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물에 입수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사인이 익사로 추정되는 점, A씨와 B씨의 과거 병력 자료와 생명보험 가입 내역 등에서 자살 또는 타살 동기가 될 만한 내용이나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질병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구조행위를 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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