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찬반 팽팽]②섣부른 전환 시 유행 심화…의료체계 붕괴 우려
정부, 9말10초에 위드코로나 논의…1차접종 70% 이후
"10~11월 이후 논의해야…방역완화 메시지 전달 우려"
성인 접종률 80% 이상 시 전환 가능…"달성 쉽지 않아"
전환 시 중환자 증가 우려…단기 의료체계 개선 어려워
"시나리오별 위험도 평가 후 택일…큰 관점서 출구전략"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에서 행사 관계자가 거리두기 동참을 알리는 안내판을 들고 있다. 2021.08.27. [email protected]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더라도 중환자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의료체계 개선은 단기간에 쉽지 않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9월 말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9월 말은 전 국민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하는 추석 연휴(9월18~22일) 전에서 2주 뒤다. 면역력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위드 코로나 논의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논의하는 시간대로 9월 말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9월 말에는 접종 완료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방역 완화를 언급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내부적으로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검토하더라도 이를 이론화하고 공론화하는 시점은 적어도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는 10~11월 이후여야 한다"며 "자칫 지난 6월 접종률이 올라갈 때 거리두기 완화 신호를 잘못 주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을 통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낮춰 의료체계 대응 부담을 줄이는 수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을 위드 코로나로 보고 있다. 접종률에 따라 방역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조처로 볼 수 있다.
위드 코로나를 주장하는 전문가 사이에선 위드 코로나 전환에 필요한 접종률에 이견이 있다. 당국은 고령층의 90% 이상, 일반 성인의 80% 이상이 접종을 마쳤을 때 가능하다고 봤다.
엄 교수는 "델타 변이로 인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예방 효과가 80~90%에서 60% 중반대로 감소한다는 데이터가 나온다. 접종률은 80%를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델타 변이는 거리두기를 안 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가 5~8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80~85%가 접종해야 하나, 임산부, 소아를 제외한 성인 100% 접종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4일 오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관계자가 모니터로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격리병동을 살펴보고 있다. 2021.08.04. [email protected]
영국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자유의 날'을 선언했지만,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연일 100명대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8월16~22일 1주간 영국의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3240명, 사망자는 10.3명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다시 증가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늘어나는 인명 피해를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며 "위드 코로나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조치 결과도 정확히 나온 게 없다. 영국의 조처가 위드 코로나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중환자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병상 문제에 대해 "백신은 80% 이상 접종이 가능하지만, 병상 확보 문제는 비탄력적이다. 짧은 시간에 확보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영역"이라며 "중환자 병상은 확보할 수 있지만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논하기 이전에 시나리오별로 위험도를 평가한 뒤 감당 가능한 시나리오를 택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방역 완화만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엄 교수는 "단순히 위드 코로나를 하냐 안 하냐의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를 유지했을 때 우리 사회의 경제·사회적인 손실이 더 큰지, 위드 코로나를 했을 때 손실이 더 큰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더 큰 유행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 생기는 피해가 큰지, 지속적인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가 큰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핵심은 백신 접종이지만 코로나19로 흐트러진 일상을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큰 관점에서 보건의료, 사회, 문화, 교육, 종교 등 전 사회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위드 코로나 논의만으로는 큰 관점을 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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