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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공연 퀸' 홍륜희 "제 에너지 비결요? '낄끼빠빠!'"

등록 2021.10.16 0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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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60분짜리 연극 3편 엮은 '카포네 트릴로지'로 호평
11월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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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뮤지컬 배우 홍륜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4.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장 곳곳을 누비며 관객과 주인공의 연결 고리가 됐던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조던 베이커', 사교계의 여왕으로 극의 긴장감을 좌지우지한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엘렌'…. 

최근 공연계에서 배우 홍륜희는 '이머시브 퀸'으로 통한다. 관객 몰입형을 뜻하는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은 배우가 일반 작품보다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형태다.

홍륜희는 '위대한 개츠비'와 '그레이트 코멧' 같은 이머시브 뮤지컬에서 쇼맨십과 기량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골고루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하는 현재도 그녀의 에너지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반 프로시니엄 극장(액자무대 형태)에서 공연 중인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11월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가 증명한다.

20세기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 '알 카포네'가 주름잡던 미국 시카고가 배경. 렉싱턴 호텔 661호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 편에 약 60분간 진행되는 연극 세 편이 트릴로지로 묶였다. 같은 기간, 한 장소에서, 번갈아 가며 공연한다. 10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시대별 사건을 '로키(Loki)', '루시퍼(Lucifer)', '빈디치(Vindici)' 세 개의 타이틀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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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뮤지컬 배우 홍륜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4. misocamera@newsis.com

홍륜희는 동시에 이 세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1923년 '로키' 편에서 은퇴한 쇼걸 '롤라 킨', 1934년 '루시퍼' 편에서 남편의 과보호 속에서 자유를 잃어가는 '말린', '빈디치'에선 욕망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자신의 본심을 알지 못한 '루시'를 연기한다.

최근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홍륜희는 "같은 기간에 한 공간에서 다른 색깔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재미가 색다르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성악과 출신으로 2003년부터 주로 뮤지컬에 출연해온 그녀는 "연극에 대한 목마름이 채워지고 있다"고도 흡족해했다. 다음은 홍륜희와 나눈 일문일답.

-인기를 누렸던 '위대한 개츠비'의 베이커, '그레이트 코멧'의 엘렌 역 덕분에 밝은 쇼걸 캐릭터인 롤라와 가장 어울릴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두운 말린과 루시 캐릭터도 맞춤옷 같더라고요.

"말린이 욕심나는 캐릭터였어요. 저에게서는 그려지지 않는 캐릭터였거든요. 그런데 말린이 평상시 저 같아요. 공연을 본 친한 후배가 '말린'을 본 뒤 '언니 같다'고 하더라고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잖아요. 저 역시 낯을 가리는 편입니다. 다만 친한 사람에겐 속을 다 털어놓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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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중 '루시퍼'. 2021.09.20. (사진 = 알앤디웍스 제공) photo@newsis.com

-혼란의 감정에 빠진 루시 캐릭터는 어떻게 연기하셨나요?

"'루시'가 등장하는 '빈디치'는 장르물이라 캐릭터가 분명하게 설정 돼 있어 처음엔 쉽게 생각했어요. 반전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런데 루시의 마음에 동화가 되더라고요. 그녀는 빈디치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본인은 못 느꼈죠. 그런 '허점투성이'가 저와 닮았습니다. 어릴 때는 동네방네 인사를 다니는 밝은 사람이었는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피해를 입다보니 방어기제가 작동하더라고요. 루시도 그랬던 거 같아요."

-'머더 발라드'의 해설자인 내레이터, '블래 메리 포핀스'의 보모 '메리', '명동로망스'의 '로망스다방' 안주인 '성여인' 등 륜희 씨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캐릭터가 많습니다. 

"30대에 들어 재연만 하다 보니까 한때는 고민에 빠졌어요. 그런데 한 분이 '네가 이 캐릭터가 가장 잘 어울려 캐스팅하는 것이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라고 얘기를 해주신 다음부터, 그 고민이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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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뮤지컬 배우 홍륜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4. misocamera@newsis.com

-'카포네 트릴로지'의 핵심 주제 중 하나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폭력적인 시스템이죠. 사람들을 압박하는 답답함을 은유하기도 하는데요, 륜희 씨가 지금 가장 답답하게 여기시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계속 방 안에 갇혀 있는 '로키'의 롤라가 느끼는 답답함이 지금으 코로나19 시국과 겹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롤라의 대사 중에 '나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어'가 있는데, 오히려 반어법처럼 느껴졌어요. 정말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인 거죠. 그런 사랑에 대한 갈구는 말린과 루시에게도 투영됩니다. 하지만 사랑이 가닿지 않는 가운데서 느끼는 답답함이 있죠."

-어떻게 노래를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초등학교 때 학교 대표로 동요 경연대회에 나가기도 했어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어요. 중학교 3학년 때 운명이 찾아왔죠. 중 3때 제 앞뒤 앉은 친구들이 예고를 준비했어요. 저도 관심이 생겨 2개월 레슨을 받았는데 (예술 명문인) 선화예고에 합격한 거예요. 이후 자연스럽게 대학 성악과에 진학한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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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뮤지컬 배우 홍륜희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4. misocamera@newsis.com

-륜희 씨가 일반 극장에도 이머시브 공연 같은 에너지를 전달해준다는 관객들 반응이 많아요.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일반 무대 극이든, 이머시브 공연이든 캐릭터의 힘을 주고 빼는 걸 확실하게 하려고 해요. '낄끼빠빠', 즉 '낄 때 잘 끼고 빠질 때 잘 빠지는 법'을 계속 파악하려고 합니다. 객석과 가깝다고 무조건 세게 하거나, 객석과 멀다고 약하게 하지 않아요. 장면마다 감정에 알맞게 힘을 주고 빼려고 해요. 공부도 계속 하고 있어요. 연말에는 이머시브 공연에 관심 있는 배우, 연출 등과 워크숍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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