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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한반도 가치 '주목'…"구경꾼 아닌 참가자 되길 원해"(종합)

등록 2021.11.18 04:54:36수정 2021.11.18 1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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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국, 인도태평양 우선 전략에 한반도 관심도 커져

"외부자라는 점 기회…갈등 극복·이란 핵협상 주도 경험"

"유럽의 역할은 제한적…북한, 직접 대화해야" 주장도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유럽이 한반도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인도태평양을 대외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명시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들의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라인홀트 브렌더 유럽대외관계청(EEAS)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 담당과장은 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에서 EU는 '구경꾼'(bystander)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참가자'(player)로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EEAS는 EU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브렌더 과장은 "EU가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주도하는 역할)에 앉아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과 같은 방식으로 직접 연관돼 있지 않은 외부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다는 점이 EU의 한반도 관여에 기회를 준다며 "EU는 다른 대상들보다 중립적으로 보여질 수 있고 프로세스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북한도 EU를 더 중립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북핵)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런던=뉴시스]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라몬 파르도 교수(왼쪽) 와 라인홀트 브렌더 EEAS 과장.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라몬 파르도 교수(왼쪽) 와 라인홀트 브렌더 EEAS 과장.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브렌더 과장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가 분쟁과 갈등을 극복한 경험이 풍부하다고 했다. 또 국제사회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고 기술적 전문가도 두루 보유한다고 했다.
 
그는 "EU는 북한뿐만 아니라 역내 더 넓은 정치 경제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한반도에 대한 기여를 높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구경꾼이 아니라 참가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브렌더 과장은 EU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협력'과 '포용'을 추구한다며 한국, 일본, 호주, 인도,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연합) 등 역내 유사 입장국들과 '같은 페이지'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이자 민주주의 세력이고 중국과 강력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정치의 양극화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에서 학생들이 질문하고 있다.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에서 학생들이 질문하고 있다.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왕립합동연구소(RUSI)의 김새미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연구원은 영국 역시 브렉시트(EU 탈퇴) 이후 '글로벌 브리튼' 전략을 통해 인도태평양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영국은 북한 비핵화의 강력한 지지자이자 인도태평양 전략 이전에도 북한과 관련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했고 외교적 관여도 계속해 왔다"고 주목했다.

그는 미중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국이 대외 관계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은 유럽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닮은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유럽의 관계 강화는 '상호 호혜적'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문제를 놓고 유럽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유럽 중재자론을 얘기할 시간은 지났다며 "북한은 중재를 원하지 않으며 필요하지도 않다. 그들은 문제가 있는 누구와도 직접 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대리(왼쪽) 와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17일(현지시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대리(왼쪽) 와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 2021.11.17.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미국이 북한과 조건없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분명히 해 왔다며 한국도 북한과 소통라인 구축을 노력하고 있고 일본도 대화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대리도 에버라드 전 대사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북한이 다자 협상 체계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포럼은 KCL과 주영 한국대사관,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주최로 개최됐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유럽 한국국제교류재단(KF-VUB) 한국석좌 겸 KCL 교수 등이 사회를 맡았다. KCL, SOAS 학생들도 참석해 토론 패널들에게 질문하며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건 주영 한국대사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면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영국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가 수십년 분쟁 끝에 평화를 이룬 사례는 한반도에도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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