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배터리社 ACC, 韓기업에 러브콜…"日 보다 한국"(종합)
프랑스 아닌 유럽 차원 목표…"韓과 기술·경험·역량 결합 원해"
하이니켈·전고체 배터리 집중…"'中주력 생산' LFP는 고려대상 아냐"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장-밥티스트 페르노(Jean-Baptiste PERNOT) ACC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7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의 한-불 협력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021.11.18.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프랑스 배터리셀 기업 ACC(오토모티브셀컴퍼니)가 "한국 배터리 관련 기업 및 전문가와 협력을 원한다"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공식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장-밥티스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7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의 한-불 협력 콘퍼런스에서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이 많은 성과와 발전을 이뤘다"면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 생산 설비 뿐 아니라 소재 협력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공급망이 저희 통제 안에 있길 바란다. 다양한 공급망을 통해 단 한 국가, 한개 기업에만 의존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한국은 저희에겐 파트너다. 이 주권을 기술적 측면에서 지킬 수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한국과 손을 잡고 유럽의 기술 주권 및 공급망 주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프랑스 아닌 유럽 차원 목표 설정…"한국과 기술·경험·역량 결합 원해"
ACC는 '배터리 업계의 에어버스'임을 자부하고 있다. ACC는 프랑스와 독일 양국 정부는 물론, 유럽연합(EU) 및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ACC는 IPCEI(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 유럽 주요 공동이익 프로젝트)로 지정된 배터리 사업이다. 사업 보조금 28억 유로(약 3조7429억원)를 받아 견고한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서울=뉴시스] 크리스토프 생-이브 ENERIS(에네리스) 이사가 지난 17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의 한-불 협력 콘퍼런스에서 화상을 통해 '프랑스와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페르노 COO는 "ACC의 경우 자동차 배터리업계의 챔피언이 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며 "프랑스 차원이 아닌 유럽 차원에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매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대량으로 배터리를 빠른 속도로 생산하려면 품질 측면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배터리 인재도 키워나가야 한다"며 이런 네 가지 문제가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라고 덧붙였다.
유럽은 대규모 배터리 산업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공급망 기업에는 막강한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는게 ACC측의 설명이다. ACC는 2030년까지 유럽 설비 용량이 최소 20배 증가, 현재 50GWh 미만인 설비 용량이 1TWh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페르노 COO는 "배터리 강자들이 아시아에 있다. 일본과의 협력도 고려하고 있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좀더 희망적인 국가"라면서 "한국과 프랑스 산업 생태계는 비슷하다. 양국이 기술과 경험, 역량을 결합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7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저에서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의 한-불 협력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좌측부터) 필립 비앙장 ACC 최고기술책임자, 루이 프리오 CEA 테크 아시아 부대표, 유필진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사진=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한국의 인재 영입에 대한 바람도 전해
이어 "인적 자원 역량, 그리고 우리가 한국과 공유하는 가치들에 기반해 협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공동 프로젝트 및 협력이 이뤄진 바 있다"면서 "특히 신뢰가 높은 것이 한국 파트너들의 특징이다. 가치와 문화 공유에서 나눌 것이 많은 국가"라고 덧붙였다.
ACC는 2억 유로 이상을 연구개발(R&D) 및 설비에 투자했다. ACC의 첫 시제품은 프랑스 보르도 인근에 지난 9월 문을 연 신규 연구개발 센터(1만1000㎡)에서 제작 중이다. 시험 라인은 네르삭(Nersac)에 구축됐으며, 해당 시험 공장은 올 연말부터 가동된다.
ACC의 다음 단계는 기가팩토리다. 회사 최초의 기가팩토리는 미래의 배터리 '허브'로 주목받는 북부 오드프랑스에 내년 1월 착공한다. 두 번째 기가팩토리는 2023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짓는다.
[서울=뉴시스]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 관저에서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라는 주제의 한-불 협력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좌측부터) 장-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 유필진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루이 프리오 CEA 테크 아시아 부대표, 필립 비앙장 ACC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ACC는 하이니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고려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LFP배터리를 선호하면서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온 국내 배터리업계도 LFP 배터리 생산에 부랴부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페르노 COO는 "LFP 배터리 생산을 완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LFP 배터리는 자동차의 중량이 굉장히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LFP 재활용도 굉장히 복잡한 이슈"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세드릭 오 프랑스 경제재정부 디지털전환·전자통신 담당 국무장관,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장-밥티스트 페르노 ACC COO, 필립 비앙장 최고기술책임자(CTO), 루이 프리오 CEA 테크(프랑스 원자력청 산하 기술연구부문) 아시아 부대표, 유필상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올리비에 마르팡 프랑스 경제재정부 기업 총국(DGE) 소속 배터리 책임자와 크리스토프 생-이브 ENERIS(에네리스) 이사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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