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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썰매는 누가 끄나"…기후 변화에 순록 멸종 위기

등록 2021.12.22 15:10:48수정 2021.12.22 15: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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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대신 비 내려서 땅이 얼음으로 덮여

순록이 먹는 이끼 식생 빈약…멸종위기

[런던(영국)=AP/뉴시스] 지난 8일 웨섹스 백작부인 소피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위해 순록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2021.12.22.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영국)=AP/뉴시스] 지난 8일 웨섹스 백작부인 소피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위해 순록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2021.12.22. *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수년 내로 산타클로스가 전동 썰매를 장만해야 할 수도 있겠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더미러에 따르면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겨울에 비가 내린 탓에 순록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기온이 상승하고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라플란드 순록은 영하 30도 이하의 기후에서 서식한다. 이들은 주로 눈을 헤치고 이끼 등을 뜯어 먹으며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눈 대신 비가 내려 땅 위에 얼음이 덮이면 이들이 먹이를 구할 방법이 묘연해지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라플란드 순록 개체 수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 중 대다수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아사했다. 이에 더해 여름철 무더위에 새끼들이 폐사하고 있다.

기존에 북극 온난화는 타지역 대비 약 2배 빠를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상은 더 급박했다. 핀란드·영국·미국인 과학자들이 지난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극 지방은 지구 평균보다 4배 가량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었다.

라플란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원래 11월 중순께부터 눈이 쌓여서 눈썰매를 운영하는데, 지금은 그냥 얼음밖에 없다"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25년간 겨울이 오면 사비를 털어 굶주린 순록 떼에 먹이를 제공해왔다. 그는 자연의 섭리에 맞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기후 변화 영향으로 순록들이 무사히 겨울을 나려면 먹이를 주는 일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겨울마다 그가 돌보던 순록들이 해당 지역에 눈이 없어지면서 북부로 약 96㎞ 이동해 갔다고 덧붙였다.

통상 영하 50도를 넘나들던 해당 지역은 최근 영하 20도에서 0도 사이를 맴돌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간 라플란드 순록은 산타클로스 썰매를 끄는 동물이라며 크리스마스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용되곤 했다. 북극 지방 기후 변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산타는 머지않아 오랜 동업자를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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