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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집에서 먹는 '알약 치료제' 이달 도입…판도 바꾸나[코로나3년]

등록 2022.01.01 19:01:00수정 2022.01.01 19: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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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구용 치료제 100만명분 확보 계획

"백신-치료제 적절히 사용하면 게임 체인저"

충분한 물량 조기 확보 필요…"외교력 동원"

[뉴욕=AP/뉴시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주사제가 아닌 세계 최초의 가정용 알약 치료제로, 코로나19 대응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2021.12.23.

[뉴욕=AP/뉴시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주사제가 아닌 세계 최초의 가정용 알약 치료제로, 코로나19 대응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2021.12.23.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악전고투에서 '먹는 치료제'가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성인 80%·고령층 90%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공언했다. 집단면역의 개념을 '면역 우산'에 빗대 '우산을 펼쳐 우산을 가지지 않은 분들도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접종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백신이 일상을 되돌려줄 것이란 기대는 연이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실망으로 바뀌었다. 세계 각국은 델타·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부랴부랴 백신 3차 접종을 시작한 상황이다.

최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승인되면서 백신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의 '투트랙 전략'으로 예방과 치료를 함께 구사하는 새로운 체계다.

발생 초기 감염병 전문가들이 예측한대로 코로나19는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코로나19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독감처럼 백신뿐만 아니라 쉽게 투약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필요하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기 이전에 이미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더라도 계속 돌파감염과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것"이라며 "독감 백신이 있다고 타미플루가 필요없는 건 아니듯이 코로나19도 장기적으로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청주=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미국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12.27.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미국 화이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12.27. [email protected]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달 27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 승인했다. 팍스로비드는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 환자 2246명 대상 임상 시험에서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투여했을 때 입원 및 사망 환자 비율을 88%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의 전문가 자문위원인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작용기전을 고려하면 다양한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1월 중순 치료제 초도물량 약 2만명분이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과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회분 등 60만4000명분을 선구매 계약했다. 여기에 40만명분 추가계약도 추진해 올해 중순까지 100만4000명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각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송되고 처방이 이뤄지는 시간을 감안하면 첫 투약은 1월 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투약 대상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미접종 고위험군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Q&A 라이브' 유튜브 방송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백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백신이 게임 체인저라고 봤는데, 접종 1년이 다 된 상황에서 보면 5% 정도 부족하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접종 후 5~6개월 후면 중증·사망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며 "그 부분을 경구용 치료제가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그게 게임 체인저"라며 "당장 위중증 환자가 사망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경구용 치료제를 적절하게 복용하면 위기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AP/뉴시스]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싸우기 위해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로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먹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지 하루 만에 2번째 먹는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 2021.12.24

[AP/뉴시스]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싸우기 위해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로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먹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지 하루 만에 2번째 먹는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 2021.12.24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먹는 치료제가 나온다면 현재 의료계가 짊어지고 있는 심각한 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치료제 투약으로 중환자가 줄어들면 병상 부족 사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단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내려면 '충분한' 양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7명이 고령층인 만큼 치료제 투약 대상이 한 달에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아직 국내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고,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월별 도입 물량까지 합의했지만 도입 일정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전 세계가 백신에 이어 치료제 확보전에 뛰어들면 기계약한 물량도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

백신의 경우 우리나라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총 1억9534만회분으로, 지난달 29일 기준 7800만회분이 덜 들어왔다. 모더나 백신은 도입 지연으로 지난해 8월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과 보건복지부 차관이 미국 모더나 본사까지 찾아갔지만, 결국 지난해 잔여 물량을 올해 이월해 받기로 했다.

김우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영향으로 내년 1, 2월 상황이 중요한데 유행이 다 지나고 들어오면 난감한 상황이 된다. 정부가 화이자 본사나 미국 정부와 외교력을 동원해서 공급 우선순위를 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 재정당국인 기재부와 국회가 얼마나 협조해 줄지도 관건이다. 방역 당국은 기확보된 예산 2290억원으로 목표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관계부처와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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