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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러시아 언론인, 우크라 돕기 위해 노벨상 경매

등록 2022.03.23 12:17:34수정 2022.03.23 13: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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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 무라토프

정부 압박에도 러에 남아 뉴스 보도

"노벨상 팔아, 난민 기금에 보탤 것"

러 침공 후, 우크라 피해 상황 알려

"전쟁 막을 사람 없다…슬픔·수치심"

러 당국 "가짜 뉴스 삭제하라" 요구

[오슬로(노르웨이)=AP/뉴시스] 지난해 12월11일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11. *재판매 및 DB 금지

[오슬로(노르웨이)=AP/뉴시스] 지난해 12월11일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12.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언론인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노벨상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60)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1년 노벨 평화상을 판매해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기금에 보태겠다"고 밝혔다.

무라토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10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있다"며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피란민, 부상을 입은 어린이들과 메달을 공유하고 싶다. 경매를 진행할 경매 업체를 구한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무라토프는 영상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시작했다"며 "전쟁을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리는 슬픔과 수치심을 짊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후 노바야 가제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폭격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무라토프는 편집 회의를 통해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된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우리 신문의 입장"이라고 무라토프는 전했다.

이에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미디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이틀 만에 노바야 가제타를 폐간하겠다고 위협하며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도시 폭격과 민간인 사망에 대한 '진실하지 않은 정보'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4일 러시아군에 대한 '가짜 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15년의 실형을 부과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백 명의 기자가 러시아를 탈출했지만, 무라토프는 여전히 모스크바에서 일주일에 세 번 노바야 가제타를 출판하고 있다.

무라토프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 정보 전쟁에서 도망가느니 차라리 내 발을 총으로 쏘겠다"며 "정부가 신문사를 폐간하려 한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겠지만, 직원들과 독자 뜻을 거스르고 스스로 신문사 불을 끄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1년 무라토프는 필리핀 언론인 마리, 레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무라토프는 "이번 노벨 평화상은 노바야 가제타와 (신문에서 일하다) 살해된 기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 6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거나 둔기를 맞고 숨졌으며, 특히 부편집장은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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