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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불화 가치 반등…제재 효과 의문 제기

등록 2022.03.31 17: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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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방 제재에도 극단적 통화정책으로 방어

"유럽 참여한 포괄적 러 에너지 금수 조치해야

러시아 수입 줄어 침공 이어가기 어려울 것" 분석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등 비우호 국가에 천연가스를 팔 때 대금을 유로나 달러가 아닌 자국 루블화로만 받겠다고 밝히자 루블화 가치가 8% 이상 반등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을 비우호 국가 목록에 포함하면서 이들 국가에 채무를 지고 있는 러시아 기업과 시민, 지자체 등은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채무 이행을 해도 된다는 정부령도 발표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검수중인 루블화. 2022.03.2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등 비우호 국가에 천연가스를 팔 때 대금을 유로나 달러가 아닌 자국 루블화로만 받겠다고 밝히자 루블화 가치가 8% 이상 반등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을 비우호 국가 목록에 포함하면서 이들 국가에 채무를 지고 있는 러시아 기업과 시민, 지자체 등은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채무 이행을 해도 된다는 정부령도 발표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검수중인 루블화. 2022.03.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폭락했던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침공 이전 수준까지 반등했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30일(현지시간) 기준 루블화는 달러당 85루블선에서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31일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는 달러당 83루블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기준 83.28루블선에 근접한 수치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이달 7일에는 달러당 약 144루블까지 루블화 가치가 떨어졌었다.

VOA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를 완화하고 루블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극단적인 재정 조치를 취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서방이 러시아 경제에 전례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한 반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20%까지 올렸고 크렘린궁은 루블화를 달러나 유로로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엄격한 통제를 가했다.

이러한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는 통화 방어책이 서방의 제재보다 실효적이었다는 평이다.

러시아가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이용해 방어책이 성공적이도록 이끌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의회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에게 러시아에 더 큰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를 찾도록 촉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재"라며 "제재 조치가 강화될수록 우리는 더 빨리 평화를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구매는 러시아 경제의 생명줄"이라며 "러시아로서는 모든 것이 에너지 수입에 달려있다.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는 푸틴 정권과 전쟁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백악관과 경제학자들은 제재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기 위해서는 몇 시간,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번 루블화의 가치 회복이, 백악관의 더 많은 제재 조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상원의원은 "루블화의 반등은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실질적으로 마비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싸울 기회를 주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전세계적으로 중단함으로써 푸틴의 수입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동맹국들은 현재 자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재정적 처벌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푸틴의 모든 부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때까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독일과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다 강한 제재 조치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전체 석유 사용량의 10%, 천연가스의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로부터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 중 많은 나라들이 이 의존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 분석가 찰스 리히필드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더 빨리 벗어난다면 유럽이 동참하는 보다 포괄적인 금수조치가 가능할 것이며 이것은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를 위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쟁을 치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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