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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영화 中 OTT 서비스 재개③]한한령 해제?…"예단 말아야"

등록 2022.11.27 06:00:00수정 2022.11.27 10: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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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지 OTT에 홍상수 감독 '강변호텔' 서비스

하지만 단 한편으로 기대감 부풀리기엔 무리 지적

中 현지 韓 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부터 잡아야 목소리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불리한 현지 정치·사회 환경도 불안요소

이미 중동 등 한류 콘텐츠 진출 다각화 시도

[서울=뉴시스] MBC TV '사랑이 뭐길래'(1991~1992). 2022.11.27. (사진= MBC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MBC TV '사랑이 뭐길래'(1991~1992). 2022.11.27. (사진= MBC 유튜브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마냥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진단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27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콘텐츠가 중국에 조금씩 유통될 때마다 한한령이 곧 해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지만 매번 무산됐다. 

역시 최근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 배우 김민희가 주연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2018)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한편 뿐이다. 중국 OTT 내 한국 영화 상영은 6년 만이지만, 이런 점들도 인해 "한한령이 곧 해제될 것"이라는 예단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한한령이 조금씩 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이미 나왔다. 작년 12월3일 한국의 '국민 할머니' 나문희가 주연한 '오! 문희'가 중국 주요 도시에서 개봉했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에서 한국 영화가 개봉한 건 2015년 전지현·이정재 주연의 '암살' 이후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명량'(2014), '도둑들'(2013) 등의 한국 영화가 현지에서 개봉했다.

이후 '사임당 빛의 일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몇몇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됐다. 또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배우 이동욱이 글로벌 남성 패션잡지 'GQ'의 차이나 12월호 표지모델로 등장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올해가 한중 수교 30주년이라 기대감이 더 부풀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는 등 국내 콘텐츠의 중국 진출 러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강변호텔'의 경우 상업영화도 아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현지 OTT의 문을 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2020년에도 '빅뱅' 멤버 지드래곤(G-DRAGON),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중국 본토 브랜드 모델로 선정되면서 역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었다.
[서울=뉴시스] 'H.O.T'. 2022.11.27. (사진= 솔트 이노베이션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H.O.T'. 2022.11.27. (사진= 솔트 이노베이션 제공) [email protected]

물론 이번엔 양국 정상이 만난 직후인 만큼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매체에서는 관련 언급이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또 한한령이 해제된다고 해도 국내 콘텐츠가 바로 수혜를 입는 것도 아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우리와 교류 중인 중국 쪽에서 협업을 본격화하자는 얘기가 아직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한령 해제보다 급한 건 중국 내 K-콘텐츠 불법 유통을 막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넷플릭스 등 각종 글로벌 OTT를 통해 소개돼 인기를 누리는 K-콘텐츠가 무단 복제돼 현지에서 음성 유통되는 일이 빈번하다. 정확한 숫자로 집계가 안 될 정도로 이로 인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입는 피해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에서 가장 먼저 인기를 끈 한류 콘텐츠는 드라마다. 1997년 CCTV 채널1에서 방영된 최민수·하희라 주연의 '사랑이 뭐길래'(1991~1992)다. 이후 '별은 내 가슴에' 등이 인기를 누리며 안재욱 등이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H.O.T, NRG, 베이비복스 등 1세대 K팝 아이돌그룹과 댄스 듀오 '클론'의 노래가 연이어 발매되며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2000년 2월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H.O.T.의 베이징 단독공연 이후 한류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됐고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K팝이 큰 인기를 누렸다. 슈퍼주니어, 빅뱅, 엑소 등에 대한 팬덤도 구축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웨이션브이', JYP엔터테인먼트의 '보이 스토리' 등 2010년대 중후반부터 K팝 시스템으로 제작된 중국그룹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보이스토리가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타이틀곡 '더블유더블유'(WW)는 미국 빌보드 세부차트인 '핫 트렌딩 송'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차트에 중국 그룹이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SM의 경우 지난 7월 가수 보아(BoA)와 중국 싱어송라이터 류위신이 협업을 이끄는 등 오랫동안 중국에 공을 들여왔다.
[서울=뉴시스] 웨이션브이. 2022.11.27. (사진= SM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웨이션브이. 2022.11.27. (사진= SM 제공) [email protected]

또 CJ ENM도 자회사 엠넷이 지난해 선보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에 한국·일본 연습생과 함께 중국 연습생을 포함시키면서 중국 대륙의 관심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 '케플러'가 탄생했고 중국인 멤버 샤오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한한령과 별개로 중국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14억 인구라는 시장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현지 당국의 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고강도 규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스타와 각종 팬덤, 오디션에 대한 규제도 빈번이 나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불똥이 튀기도 했다.

아울러 엑소, 우주소녀, 에버글로우 등의 예에서 보듯 인기를 얻은 중국인 멤버들이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도 K팝 기획사로서는 불안요소다.

이런 점들도 인해 2016년 중국 정부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문제 삼아 한한령을 내린 이후부터 한류 지역의 다각화가 우리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화두가 됐고 중동 시장 등의 개척으로 해당 흐름이 이어졌다.

중국에 의지하지 않고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같은 좋은 선례도 나왔다. 역시 동남아와 일본을 거쳐 세계적 걸그룹이 된 '블랙핑크'도 좋은 예다.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아이돌 제작사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한한령이 풀리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중국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 예상돼, 우리도 관련 준비를 해왔다"면서 "하지만 한한령은 쉽게 풀리지 않을 거 같고 '정풍운동' 등을 보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불안요소도 많아 이미 다른 시장 개척도 동시에 하고 있다. 우선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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