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봄철 유난히 많은 길 잃은 노인…'치매 전 단계' 의심을[몸의경고]

등록 2023.04.17 07:01:00수정 2023.04.17 10:17:3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봄철 노인 치매 환자 실종사고 증가

치매 전단계, 치매 가능성 10배 육박

치매 전단계 의심증상 숙지·관리해야

[그래픽=뉴시스]봄철이 되면 치매노인 실종 사고가 증가한다. 치매 전 단계 의심증상을 숙지해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3.04.15.

[그래픽=뉴시스]봄철이 되면 치매노인 실종 사고가 증가한다. 치매 전 단계 의심증상을 숙지해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3.04.15.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시에서 실종된 김○○씨를 찾습니다. ○cm, ○바지, ○신발.'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많아지고 실종 사고도 늘고 있다. 특히 봄철 야외활동이 늘면 치매노인 실종 사고가 증가해 실종자의 이름, 옷차림새 등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실종경보 문자)를 자주 받아보게 된다.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치매 전 단계(경도인지장애) 의심 증상을 숙지해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 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2017년 약 46만 명에서 2021년에는 60만 명으로 최근 5년 간 약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7년 약 18만 명에서 2021년 30만 명으로 67% 급증했다.

정상인이 뇌의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겨 치매를 앓는 경우는 1~2% 정도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10~15%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10배 가까이 높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상 징후에 각별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센터장(신경과 과장)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뇌가 퇴화한다 하더라도 바로 치매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 건망증 증상을 보이다가 심각해지면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게 되고, 이 단계를 지나게 되면 치매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치매는 기억력 감퇴 뿐 아니라 언어·시공간 파악·계산 능력의 장애와 성격 변화 등을 유발한다. 치매의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뇌 속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 루이소체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가장 흔히 발생하며 치매 발생 원인의 50~80%가량을 차지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중간 단계다. 기억력이나 인지·계산·언어능력은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해 초기에는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주변사람이 인지장애를 인지하더라도 일상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는 만 60세 이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발견을 위한 무료 인지선별검사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양천구 제공) 2022.0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는 만 60세 이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발견을 위한 무료 인지선별검사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양천구 제공) 2022.02.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치매는 75세를 기점으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고위험군은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잘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치매학회의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 자체를 모르고 7명 이상은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 의심 증상으로는 단기 기억력 상실로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 시간과 장소를 헷갈리며 자주 사용하던 물건의 이름을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 과거에 비해 이해력과 표현력이 떨어진 경우 등이 있다.

일반인이 기억력 저하 같은 몇 가지 증상만으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매를 구분하긴 어려워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 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각 지역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박 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더라도 조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이 중 25~30%는 인지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치매 발병률은 각각 2.8배, 5배 높여 술과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도 잘 관리해야 한다. 평소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습관도 중요하다. 고지방 식품보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한다. 뇌 자극에 도움이 되는 손 운동도 많이 하는 것도 좋다. 컴퓨터 사용, 악기 연주, 미술활동 등 취미생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