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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교사' 뽑는다는데…양성체계·형평성 문제 어떻게?

등록 2023.05.18 12:06:50수정 2023.05.18 15: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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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보건·영양처럼 '늘봄교사' 선발 발표

"양성 프로그램 구축, 배출까지 최소 6년"

"행안·기재부 협조 될까…정권 지원 있어야"

[서울=뉴시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9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를 방문해 수업 과정에 참관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9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를 방문해 수업 과정에 참관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2.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교육부가 초등학생 돌봄 역량을 높이기 위해 늘봄학교 업무를 담당할 '교사'를 뽑겠다고 밝혔지만, 교육계에서는 현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초등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안'을 발표하며 "진로·진학 상담교사처럼 늘봄 담당 교사제를 확립해 늘봄을 전담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새로운) 비교과 교사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흔히 이야기하는 늘봄 교장 선생님이 학교에 한 명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중 가칭 '늘봄교사'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하는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얼마든지 돌봐주고 그 시간 동안 양질의 방과후학교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늘봄학교 정책은 올해 1학기 시범 운영 직후부터 '전담 인력 부재' 문제가 줄곧 지적돼 왔다.

하지만 그 전담 인력의 형태가 꼭 '교사'여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돌봄교사의 전문성 기준이 아직 없다. 돌봄교사 양성은 어떻게 할 거고 시험에 응시할 자격은 어떻게 정할 건지 등 문제가 아주 복잡하다"며 "(4년제인 교원 양성기관에서) 그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양성, 배출하려면 6년 이상이 걸린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교사'라는 이름을 가지면 수업을 해야 하는데, 방과후학교 수업도 수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돌봄·방과후학교가 초점인 늘봄교사는 다른 정규 교사와 근무 시간도 다를 텐데, 교사 형태가 타당한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늘봄학교의 돌봄·방과후학교 업무가 교사에게 과중된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교사를 뽑아서 교사에게 그 업무를 하게 하는 것이 맞나"라며 "(교육공무직인) 돌봄전담사들의 고용을 안정화하면서 이 분들의 채용을 늘리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기존 돌봄전담사와 신규 늘봄교사와의 업무 분장 과정에서 갈등이 우려된다"며 "돌봄전담사 직급 체계를 둬서 전문성이 쌓이면 더 높은 급의 전문 인력으로 인정해주는 체계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정책이 추진되는 속도를 제도가 따라갈 수 있을지도 문제다.

한 위원장은 "올해 2학기에만 늘봄 시범학교를 3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법을 만들어서 늘봄학교 선발, 배정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시범학교 수만 늘고 인력은 지원되지 않는 문제가 똑같이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교원 신규채용을 최근에도 몇 천 명씩 줄였던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에서 늘봄교사 정원 확보를 들어줄지 의문"이라며 "늘봄학교가 윤석열 정부 차원의 교육 개혁 중 하나라면 정권 차원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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