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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떨어진다 비판하더니"… 獨 폭염에 '시에스타' 도입 논의

등록 2023.07.21 16:47:26수정 2023.07.21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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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의사협회장 "더운 날씨에 시에스타 채택해야"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생산성 악화 요인' 지목돼

[마드리드(스페인)=AP/뉴시스] 독일서 폭염이 지속되며 의료전문가 등이 스페인 낮잠 문화인 시에스타를 도입할 것을 건의해 독일 보건부 장관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자고 있는 스페인의 한 남성. 2023.07.21 *재판매 및 DB 금지

[마드리드(스페인)=AP/뉴시스] 독일서 폭염이 지속되며 의료전문가 등이 스페인 낮잠 문화인 시에스타를 도입할 것을 건의해 독일 보건부 장관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자고 있는 스페인의 한 남성. 2023.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10여 년 전 금융 위기 당시 스페인 전통 낮잠 시간인 '시에스타'를 두고 비판을 넘어 조롱하던 일부 유럽 국가가 올해 찾아온 극단적 폭염으로 시에스타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기록적 폭염이 찾아온 독일에서 스페인의 낮잠 문화인 '시에스타' 도입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이 나와 보건부 장관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주 독일의 기온이 평균적으로 32도를 웃돌며 독일 내에서 기온 상승에 적응하는 방법의 예로 남부 유럽 국가들의 방식에 집중했고, 이에 따라 스페인의 시에스타가 다시 독일의 화두에 올랐다.

독일의사협회 회장 요하네스 니센은 독일 매체 RN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운 날씨에 남부 (유럽) 국가의 근무 방식을 따라야 한다"라며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생산적으로 일하고 정오쯤에 낮잠을 자는 것이 여름철 우리가 채택해야 할 개념이다"라고 말했다.

니센은 "사람들은 강한 더위에서는 덥지 않을 때만큼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밝혔다.

독일 노동조합 집행위원 안자 피엘은 독일 한 매체에 "고용주는 35도 이상의 사무실을 폐쇄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고용주들은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건강 위협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일을 비롯해 몇몇 북유럽 국가의 노동조합은 최근 몇 년간 스페인 문화를 모방해 하루의 매우 더운 시간대에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10년 전 금융 위기 이후 각종 언론이 스페인 시에스타 문화를 비판 내지는 조롱하던 독일에서 한 주만에 이러한 인터뷰가 두 건이나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독일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독일 보건부 장관 칼 라우터바흐는 자신의 트위터에 "더위에 낮잠을 자는 것은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에스타 도입에 관해 긍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프리드리히스쿠그(독일)=AP./뉴시스] 10여 년 전 금융 위기 당시 스페인의 시에스타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으나 폭염이 거센 지금은 오히려 생산성을 위해 도입이 고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더위를 피해 물가를 걷고 있는 어린이들. 2023.07.21.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리드리히스쿠그(독일)=AP./뉴시스] 10여 년 전 금융 위기 당시 스페인의 시에스타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으나 폭염이 거센 지금은 오히려 생산성을 위해 도입이 고려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더위를 피해 물가를 걷고 있는 어린이들. 2023.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페인의 '시에스타'는 수십 년간 스페인의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된 전통으로, 스페인 사람들은 오후 2시에서 4시 내외에 휴식 시간을 갖고 낮잠, 점심 식사 등을 여유롭게 즐긴다.

2015년 스페인 발렌시아 주의 한 시에서는 모든 사람의 휴식을 보장하고 여름의 혹독한 날씨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해 시에스타 시간 동안 주민과 관광객의 소음 발생을 자제하라는 칙령이 내려온 바 있다.

그러나 금융 위기가 닥치자 유럽 전역에서는 스페인의 경제적 부진이 부분적으로는 스페인의 긴 정오 휴식 시간인 시에스타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스페인스케줄합리화를위한국가위원회' 등을 만들어 스페인이 다른 유럽 국가처럼 규칙적인 근무 스케줄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 강구했다.

2016년 당시 스페인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는 시에스타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당시 시에스타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해 스페인의 시간 사용 방식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맞추려고 노력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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