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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NS로, 전국택배로 빵 파는 시대…'빵집 출점제한 10년' 언제까지

등록 2023.12.13 18:26:43수정 2023.12.13 19: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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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 산업2부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주동일 산업2부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빵택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이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5만개가 넘는 방대한 게시물이 쏟아진다.

 이 태그를 걸어놓은 빵집들은 문자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해 주문을 받아 택배로 자신들의 빵을 전국에 보낸다.

빵집이 위치한 곳은 서울 뿐 아니라 부산·대전 등 다양했다.

전국 팔도 곳곳에 자리잡은 인기 제과점들이 직접 매장까지 찾아오는 '빵지순례자'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셈이다.

다른 동네에 있는 '동네 빵집'도 경쟁력만 있으면 소비자들이 택배로 단골이 되는 시대다.

동네 빵집 인근이라는 이유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매장을 열면 안된다는 규제가 시대착오적인 이유다.

SPC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출점 규제를 받아온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두 브랜드는 2013년 제과점업이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가맹점 수를 전년 대비 2% 이상 늘릴 수 없게 됐다.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동네 빵집) 500m 인근에 매장을 열 수도 없다.

중기적합업종 규제는 2019년 만료됐지만, 대한제과협회와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 2024년까지 출점 제한이 사실상 연장됐다.

이 때문에 뚜레쥬르의 매장 수는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2014년 1264개였던 뚜레쥬르의 매장 수는 지난해 1316개로 집계됐다.

파리바게뜨 역시 같은 기간 3220개에서 3424개로 비슷한 수를 유지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국 각지의 유명 빵집의 제품을 주문할 만큼 한국의 빵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었지만, 사실상 출점 제한 규제가 유지되면서 매장 수도 10년 전에 멈춰있는 상태다.

실제 대전의 인기 빵집 성심당의 경우 대전 지역에 빵을 배송하고, 그 외 지역에 택배를 통해 빵을 배달한다.

군산 이성당 역시 택배를 통해 빵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10년 간의 출점 제한이 마무리되는 2024년엔 보다 시장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

연장 여부 검토에 앞서 정확한 현상 진단과 실효적 대안 마련 없이 무작정 '동네 빵집 지키기' 구호에만 골몰하는 건 온당치 않다.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경쟁을 통한 자생력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빵집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을 위해서도 현실적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성장해야 소상공인인 가맹점주의 생존권도 보장될 것"이라며 "브랜드 접근성을 개선해야 고객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맹점 매출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점포 수 확장이 어려워지면서 브랜드력 강화와 투자가 어려워지는 점도 우려된다.

'안방'인 국내에서 성장이 정체된 기업에 글로벌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긴 어렵다.

정부의 'K푸드 수출 장려' 정책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정책 기조 변화가 시급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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