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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사망에 '중동 주둔' 시험대…철수 논의 가속화되나[이-팔 전쟁]

등록 2024.01.31 17:35:16수정 2024.01.31 19: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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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주둔…IS 소탕 이후 철군 요구 고조

전쟁 발발로 철수 논의 시작…"압력 거세질 것"

[AP/뉴시스] 이란 배후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 공격을 받은 요르단 북동부 소재 미 군사 기지 '타워22'의 지난해 10월 위성 사진. 2024.01.31.

[AP/뉴시스] 이란 배후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 공격을 받은 요르단 북동부 소재 미 군사 기지 '타워22'의 지난해 10월 위성 사진. 2024.01.3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요르단 내 미군기지가 친(親)이란 무장단체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사망하면서 중동 주둔 미군의 철수 문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행정부는 철수 논의를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장 세력 공격에 따른 첫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논의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24개국 다국적 연합군은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와 서부 지역을 장악하자, 이라크군의 통제권 수복을 위해 2014년부터 이라크에 주둔해 왔다.

미군은 현재 이라크에 약 2500명, 요르단에 약 3000명, 시리아에 900명 병력을 두고 있다.

현재 IS 퇴치 임무는 대부분 완료된 것으로 평가된다. IS가 패배를 선언한 지 5년이 지난 현재 미군은 직접 전투보다 이라크군 자문 임무를 주로 맡고 있다.

동시에 중동 내 미군 주둔에 대한 반감은 거세졌다. IS 소탕 이후에도 미군이 주둔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2020년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가 미군 공격으로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암살되자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는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반대 여론은 커졌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으로 강력 지원하자,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들은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공격에 나섰다.

미군과 연합군은 지난해 10월7일 이후 이라크에서 66회, 시리아에서 98회, 요르단에서 1회 등 최소 165회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26일엔 요르단 내 '타워22' 미군기지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무인기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했다.

[다보스=AP/뉴시스]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모습. 2024.01.31.

[다보스=AP/뉴시스]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모습. 2024.01.31.


이러한 상황에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강경파들은 미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했고, 1년 전까지만 해도 연합군 주둔이 아직 필요하다고 했던 이라크 당국도 기조를 바꿔 철수 논의를 시작했다.

이라크 외교부는 지난 26일 연합군 철수 관련 실무 협상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며, 다음날 이라크 총리실도 성명을 내 연합군 임무 종료 검토 작업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도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 정당성은 끝났다"며, 자국 내 미군 주둔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발언했었다.

미국은 일단 논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일정에 쫓기는 사건이 아니다"라며 "함께 대화를 통해 그 과정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계속된 공격으로 느긋하게 논의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미국 의회 고위 보좌관은 WP에 "공격 속도와 강도가 높아지면 미국 국내와 이라크 내에서도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며 "더 이상 신중하게 진행하자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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