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물고기인 걸까…유튜브, 장기 가입자도 72% 요금인상
유튜브, 2020년 9월 이전 프리미엄 가입자도 인상된 요금 청구
반발 크지만 구독 해지해도 광고 포함한 유튜브 시청 지속 예상
[서울=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2020년 9월 이전에 프리미엄 멤버십에 구독한 가입자들에게 이메일로 구독료 인상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유튜브가 프리미엄 멤버십 장기 가입자에게도 기존(월 8690원)보다 6210원 인상된 월 1만4900원의 구독료를 걷는다. 인상 폭만 71.5%다.
가입자들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 주 소비처가 유튜브인 만큼 구독 해지 움직임이 있더라도 유튜브 이용률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입자들의 구독료 부담만 커질 뿐, 유튜브는 큰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2020년 9월 이전에 프리미엄 멤버십에 구독한 가입자들에게 이메일로 구독료 인상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가입자는 5월부터 인상될 구독료 정책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하며 유튜브는 동의하지 않을 시 새 가격이 적용되기 전에 구독을 자동으로 종료한다.
유튜브는 지난 2020년 9월2일에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료를 8690원에서 1만450원으로 인상했으나 기존 가입자에게는 인상된 구독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는 지난해 12월8일 구독료를 1만4900원으로 올릴 때 인상된 구독료를 기존 가입자에게도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2020년 9월 이후 가입자에게는 1개월 후, 이전 가입자에게는 6개월 후인 오는 5월부터 인상된 구독료를 걷는다.
스트림플레이션 이끄는 유튜브, 장기고객도 구독료 인상에 비난 봇물
[서율=뉴시스] SK텔레콤이 유튜브 프리미엄을 첫 달 1000원에 제공하는 구독상품 혜택을 이달부로 종료한다. (사진=SKT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 측은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에 대해 여러 경제적인 요인 변화에 따라 이에 맞춰 조정했다며 심사숙고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독료 인상에 따른 가입자들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국내외 OTT가 구독료를 인상하는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으로 특정 OTT 구독을 해지하는 등 소비자들의 구독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메조미디어 '2024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OTT 구독 해지를 경험했다는 응답률이 63%인 가운데 이들 중 31%(복수 응답)는 구독료 인상이 해지 이유라고 답했다.
일부 가입자는 당분간 SK텔레콤 '우주패스', LG유플러스 '유독' 등 이동통신사 구독 서비스로 이동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식·음료, 편의점 등 할인 혜택과 결합한 일부 상품을 월 9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구독 상품 이용료도 곧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월 9450원에 제공하던 자사 제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5월1일부터 1만39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SK텔레콤도 다음 달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우주패스 구독 상품을 첫 달에 1000원으로 제공하는 혜택을 종료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제휴사(유튜브) 사정에 따라 구독 상품 이용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구독료 수익 잃어도 광고라도 볼 테니 걱정 없는 유튜브
[서울=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이 77%인 가운데 유료 OTT(유튜브 프리미엄 포함) 이용률은 43.9%다. (사진='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 일각에서는 유튜브가 구독료를 한번에 70% 이상 올려 가입자들이 이탈해도 유튜브 매출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OTT보다 낮고 일부 가입자가 구독을 해지해도 유튜브 시청 자체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률은 6.6%다. 유튜브 이용률이 71%인 점을 고려하면 유튜브 이용자 10명 중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자는 1명꼴인 셈이다.
프리미엄 구독자 중 일부가 해지해도 현재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영상 콘텐츠 대부분이 유튜브를 통해 제공되는 만큼 이들의 '탈(脫)유튜브'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때 유튜브 콘텐츠 시청 시 광고를 봐야 하는 만큼 빠져나간 구독료 수익을 광고 수익으로 메울 수 있다.
한편 정부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국내외 OTT 기업들이 잇달아 구독료를 인상한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사전 고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법 위반 사실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티빙 등 OTT 4곳을 대상으로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 위반 여부 사실조사를 착수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부가통신서비스 요금 또는 요금 변경 내용을 해당 사업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OTT 사업자는 부가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만약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요금 인상에 따른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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