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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종 정체성 공격에 맞대응 피하는 해리스[2024美대선]

등록 2024.08.02 08:51:09수정 2024.08.02 11: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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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흑인 아니다" 공격에 "백인 남성과 논쟁 않겠다"

트럼프 쇼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의도…공약 강조에 초점

"트럼프 인종 공격 아무리 해봐야 해리스와 차별화 못해"

[시카고=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각) 전국흑인언론인협회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에야 흑인이 됐다고 공격한 일로 역풍이 거세다. 민주당의 반격은 물론 공화당 일부에서도 트럼프 발언에 거리두기를 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에 인도 의상을 입은 해리스의 모습을 올리는 등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시카고=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각) 전국흑인언론인협회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에야 흑인이 됐다고 공격한 일로 역풍이 거세다. 민주당의 반격은 물론 공화당 일부에서도 트럼프 발언에 거리두기를 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에 인도 의상을 입은 해리스의 모습을 올리는 등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격하는 것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맞상대하지 않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8일 휴스턴에서 열린 흑인 여대생 클럽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조악한 인종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을 청중들에게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전국흑인기자연합과 만남에서 해리스가 흑인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들어 그의 행동이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백인 남성인 트럼프와 자신의 인종 문제로 논쟁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늘 그래왔듯이 분열을 획책하고 무례한 모습이다. 미국인들은 그런 대접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인도인이고 아버지는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대학교인 하워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럼에도 연설에서는 트럼프의 허위 주장을 직접 반박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줄 곳 해리스가 인도계 미국인이라고 주장하다가 “갑작스럽게 흑인으로 변했다”고 공격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와 인종 논란을 벌이는 것은 그의 거짓말을 키워줄 뿐이라고 꿰뚫어보고 있다. 자신의 인종 정체성 논란 지속되면 임신 중절, 경제적 불평등, 민주주의 보호 등 주요 선거 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흐트러트릴 것임을 아는 것이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맞대응 실패 경험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경쟁자들이 해리스 후보의 인종 정체성을 비판하는데 정면 대응하다가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트럼프 인종 정체성 공격에 맞대응하지 않는 근거다. 당시 해리스가 “나는 흑인이고 흑인으로 태어났으며 흑인으로 죽을 것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할 생각이 없다”며 정면 대응하자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커졌었다.

조 바이든 후보가 백인이 다수인 학교에 흑인 학생을 배정하는 정책에 반대했던 일을 공격하다가 인종차별주의자로부터 공격을 당하면서 의회가 나서서 해리스를 옹호해야 했던 일도 있다.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분열 획책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신은 통합과 진보를 대변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트럼프는 공화당 내부에서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오는데도 해리스의 인종 정체성 공격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흑인 정치인 지지 단체 설립자 스테파니 브라운 제임스는 “트럼프가 해리스를 서커스 쇼에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해리스는 나라 운영에 초점을 맞춘다. 아무리 그래봐야 트럼프는 해리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 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에서 유세할 당시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가 캘리포니아 최초의 인도계 법무장관에 당선했다는 옛 기사 제목을 부각하는 포스터를 진열했다. 트럼프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도 “해리스는 모든 청중에 맞춰 자신이 그들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만능주의자”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가 의회폭동 당시 경찰을 공격한 사람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공약한 대목을 공격했다. 해리스 캠프 마이클 타일러 공보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비난하고 대통령 토론회에 응하라고 촉구했으나 트럼프의 인종 정체성 공격에는 대응하지 않았다.

타일러 국장은 “오늘 나온 장광설은 트럼프 마가의 특허품인 혼란과 분열을 드러냈을 뿐”이라면서 “미국인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 무대에서 미국인 전체를 위한 기회와 자유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을 대신해 트럼프의 인종 공격을 비난하는 단체들도 트럼프의 거짓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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