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리비아 인신 매매범, 트리폴리서 총격 암살당해
해안경비대장 출신 거물 밀라드, 주행 중 차량 피격
아프리카 불법 이민 유럽행 돕는 리비아 총책 혐의
[트리폴리=신화/뉴시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리비아 해안경비대 선박에서 2021년 4월 29일 불법 이민자들이 하선하면서 구호 물품을 받고 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장 출신으로 밀항과 인신매매 혐의로 유엔 제재를 받은 밀라드가 지명 수배 중에 9월 1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암살당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2024.09.02.
이 사건은 리비아 경찰이 발표했으며 이 때문에 북아파르키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살해 당한 압델-라만 밀라드는 리비아 서부의 자위야 시내에 소재한 해양경찰부대의 사령관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지명 수배범이다. 그는 누군지 모르는 암살범에 의해 총격 살해 당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 당시 어떤 상황에서 목숨을 잃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어떤 단체도 그를 살해했다고 자인하는 곳은 없었다.
리비아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밀라드는 트리폴리 시내의 서부에 있는 사이야드 지역을 자신의 차량을 타고 지나가던 중에 저격을 당했다.
인터넷에는 밀라드가 탔던 흰색 토요타 랜드 크루저의 측면에 수많은 총알 탄흔이 있는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AP통신과 대화한 경찰과 관리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트리폴리의 리비아 정부나 암둘 하미드 드베이바 총리실에서는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리비아 서부 지역의 민병대 군사조직 지도자 모암마르 다위는 밀라드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서를 페이스북에 발표했다.
그는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반드시 범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2011년 나토가 지원하는 민중 봉기로 독재자 모암마르 가다피를 축출한 뒤 부패와 혼란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상태였다.
그 이후 리비아는 나라가 동서의 두개의 정부로 갈라져서 각각 다른 무장단체들과 외국 정부들의 지지를 받으며 대결을 계속해왔다.
이러한 국내의 정치적 혼란 중에도 산유국인 리비아는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부터 전쟁과 빈곤을 피해 탈출해온 난민들이 유럽으로 밀항하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는 출발점이 되어왔다. 난민들의 밀항과 인신매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범죄자들도 모여들었다.
유엔 안보리는 2018년 6월 밀라드와 다른 5명의 범죄조직 두목들이 리비아로부터 유럽행 불법 이민들을 수송하는 불법 영업으로 이득을 취했다며 이들에게 제재를 가했다.
이 때 밀라드는 자위야 주재 해양경비대장이었고 이 곳 해경은 불법 이민들, 다른 경쟁적 밀항 업자들과 끊임없이 다툼과 폭력을 벌이는 중심이 되어 있었다.
유엔의 전문가들은 밀라드를 비롯한 다른 해양경비대원들이 "직접 총포를 사용해서 (경쟁자들의) 난민선들을 침몰시키는 일에도 가담했다"고 밝히고 유엔의 제재 상황을 계속 감시 중이었다.
하지만 밀라드는 인신매매나 밀항 업자들이 자기 부하들과 비슷한 군복을 입고 범행을 했을 뿐 자기들은 무관한 일이라고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2020년 10월 부터 2021년 4월까지 인신매매 혐의와 밀항 방조 혐의 등으로 6개월 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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