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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114년 전통, 스페셜티보다 4배 비싼 가향원두" TWG 계열 바샤커피 불편한 마케팅 '논란'

등록 2024.10.28 17:55:24수정 2024.10.28 19: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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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싱가포르서 탄생했지만 '모로코 헤리티지'…롯데백화점 국내 수입

로고 '1910 마라케시' 사용해 114년 역사 지닌 브랜드처럼 오도 되기도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커피 부티크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커피 부티크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며 국내에 상륙한 바샤커피가 '불편한' 마케팅을 지속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싱가포르 커피브랜드 바샤커피를 동북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청담동에 오픈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사장이 직접 바샤커피의 국내 상륙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샤커피는 싱가포르 여행객들 사이에서 '필수 쇼핑리스트'에 오르며 입소문을 탔다.

부를 상징하는 금색과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색인 주황색을 시그니처로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포장과 커피 상품치고는 상대적으로 비싼 탓에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바샤커피는 국내에 론칭하면서 '모로코 해리티지 커피 브랜드'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롯데백화점은 바샤커피에 대해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위치했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안의 커피룸에서 시작됐으며 '다르 엘 바샤'가 뮤지엄으로 복원되면서 커피룸이 바샤커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로코를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 중동, 유럽 전역에서 200여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와 함께 바샤커피만의 프리미엄 커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바샤커피는 모든 제품에 '1910 마라케시(Marrakech)' 로고를 사용하며 마치 114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바샤커피는 프랑스인 기업가 타하 부크딥이 2019년 싱가포르에서 만든 신생 브랜드다.

타하 부크딥은 차 브랜드 'TWG'를 론칭하기도 했는데, TWG 역시 2008년에 만들어졌으나 로고에 '1837'을 적어넣어 역사가 깊은 브랜드인 것처럼 보이게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로고에서 '1837'을 뺀 상태다.

바샤커피의 이같은 '헤리티지 마케팅' 논란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을 살피기 위해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하며 조사를 시작했다.

더불어 바샤커피와 관련한 가격도 논란이다.

매장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은 골드팟 350㎖ 기준 1만6000원부터 시작하고, 테이크 아웃도 1만1000원에 달한다.

가장 비싼 메뉴는 브라질 '파라이소 골드 커피'로, 원두 100g당 140만원이다. 매장에서 주문 시 한 잔에 48만원, 테이크 아웃은 20만원이다.

커피업계에서 문제로 삼는 점은 과연 가향커피가 스페셜티 커피 가격을 3~4배나 뛰어넘을 수 있냐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가향커피는 중저가의 원두를 사용해 인위적인 향과 맛으로 원두의 본래 맛을 덮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좋은 커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샤커피의 커피는 파인플레이버(가향), 싱글오리진, 디카페인 등 세 종류로 나뉘는데 가장 선호도가 있는 제품군은 1910블렌딩·밀라노모닝 등 파인플레이버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커피브랜드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것처럼 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바샤커피가 호기심에 한 번 가보는 브랜드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같은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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