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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최순실, 노트북으로도 朴대통령 연설문 수정"

등록 2017.02.06 17: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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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왼쪽)씨 와 '비선실세' 최 씨의 관련 의혹을 언론에 처음으로 폭로한 고영태 더블루케이 전 이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둘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2017.02.0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왼쪽)씨 와 '비선실세' 최 씨의 관련 의혹을 언론에 처음으로 폭로한 고영태 더블루케이 전 이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둘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2017.02.06.  [email protected]

"더블루케이 사무실서 최씨가 노트북 이용 목격" 법정 진술
 "최씨, 대통령 의상비 및 더블루K 설립·운영비도 지원" 주장
 "부적절한 일 계속돼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겁이 났다" 토로

【서울=뉴시스】신효령 나운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개인 노트북을 이용해 대통령의 연설문을 직접 고치는 것을 봤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41)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언론 보도와 같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을 실제로 목격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어떤 것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최씨가) '프린터가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다. 사무실 내에 별도로 있었던 '회장님'(최순실) 방에 들어갔더니 개인 노트북이 있었다. 거기 노트북 화면에 그런 문구, 연설문 같은 게 떠있었다"고 밝혔다.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검찰의 질문에 고씨 전 이사는 "그 전에 류상영(전 더블루케이 부장)이 얘기했던 것과 제가 옆에서 직접 지켜본 결과를 종합하면, 의상 때문에 청와대를 자주 왔다갔다하는 것 같았다"며 "마치 청와대 비서들이 개인 비서인 것 마냥 (행동)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씨가 무슨일을 하더라도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 '대통령 때문에 일한다', '대통령 신임을 지키면서 일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최 씨와 대통령의 관계를 가까운 관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는 최씨를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Villomillo)'를 운영하다가 2011년 말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빌로밀로는 박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자주 들고 다녀 한 때 '대통령의 가방'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현재는 폐업 상태다. 

 고 전 이사는 "제가 (최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빌로밀로'를 하고 있을 때로, 당시에는 그냥 일반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마음에 드는 가방을 한 두개씩 사가는 고객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최씨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대통령) 가방도 하고 옷도 한 데다가, 친구인 류상영이 '최순실이 최태민 딸'이라고 얘기를 해줘서 정확히 알게 됐다"며 "검색을 해보고나서 대통령과 연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검찰이 고 이사에게 최씨의 지시를 받아 원단 등을 가져다주는 잡일을 하다가 2013년 중순경부터 박 대통령의 옷까지 제작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이에 그는 "가방을 만드려면 수작업이라서 완성도 있게 만들려면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최씨가 불과 '하루만에 만들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그러면 '가방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 했더니 '옷때문에 그런다. 박 대통령의 옷의 색과 가방 색이 맞아야 된다'고 했다. 그 이후로 가방과 옷을 함께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고 전 이사는 최씨가 대통령 전용 의상실의 보증금과 작업비 등을 댔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당시 의상실 사무실 보증금은 누가 제공했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보증금은 최순실씨가 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그 대통령 옷을 만드는 건건마다 최씨가 지급한 게 아니고, 옷 만드는데 필요한 돈을 최순실이 제공하고 그에 따라 옷을 만든 거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고 전 이사는 "처음에는 윤전추(청와대 행정관)로부터 대통령 신체사이즈를 통보받아 옷을 제작했다"면서 "가공 과정에서 옷이 대통령 신체에 잘 맞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당시 의상실에서 고용한 사람이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 사이즈를 체크했다"고 증언했다.

 2014년말 의상실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 고 전 이사는 "2014년 중순경에 차은택 전 단장을 최씨에게 소개시켜줬는데, 두 사람이 '문화융성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런데 저는 체육을 했던 사람이라서 문화융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 '일을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저 나름대로 열심히 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만드는데 제가 모르는 부분에서 부적절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만둔다고 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위험한 느낌'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최씨가 차 전 단장에게 '장관 자리가 비어있는데 추천할 사람 추천해라' 내지는 '콘텐츠진흥원에 원장 자리가 비어있으니 추천해달라'고 하면 차 전 단장이 말한대로 인사가 이뤄진 것을 봤다. 또 예산 같은 것을 짜도 그 예산이 바로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보고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고 전 이사는 "최씨가 재단 초기 자본금 5000만원을 전액 지원했는데, 5만원짜리 현금 다발로 받았다"며 "최씨가 현금으로 4000만원을 줘서 제가 사무실 임대료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최씨가 은행 거래를 하느냐"고 묻자 "뭐 하다가 남는 게 있으면 (최씨가) 은행 거래를 절대 하지 않고 현금으로 다 돌려달라고 했다. 더블루케이 여직원에게 돈을 줄 때도 오로지 다 현금이었다"고 답했다.

 검찰이 "더블루케이는 결국 최씨에 의해 설립됐단 거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고 전 이사는 최씨가 더블루케이뿐만 아니라 K스포츠재단의 인사 등에도 관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최씨가 K스포츠재단에 다른 임직원들 연봉도 정해줬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제가 알기론 당시에 정현식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정동춘 이사장이 들어올 때 연봉을 어느 정도로 하고 자동차를 어느 정도로 할 지 등에 대해서 최씨가 다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력서 등을 정 전 이사장, 정 전 사무총장이 더블루케이와서 최씨에게 보고했냐"고 묻자 고 전 이사는 "했다. 정 전 이사장이 직원들을 보강할 때 본인이 서울대 출신이라서 서울대 출신 직원들로 구성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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