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후진술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는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 함께 기소된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017.08.07. [email protected]
아래는 이 부회장 최후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한번 모든 걸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 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 등을 이해하기 어렵고, 특히 특검에서 얘기하는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했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한 것, 이게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회장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주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저희의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들과 우리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그런 것들이 드러났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해보곤 했습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런데 뜻을 펴 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은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께서도 말씀드렸는데 국민연금 오해받는 부분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냐고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면서 그런 욕심을 부렸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되지 못합니다. 이 오해만을 꼭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큰 실망을 보여드린 데에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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