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쇼크에···집값 전망 4년만에 '최대폭 하락'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가 99를 기록해 전달 115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월 92 ▲2월 92 ▲3월 99 ▲4월 103 ▲5월 109 ▲6월 116 ▲7월 115 ▲8월 99 등을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상승하던 주택가격전망 CSI가 7월 주춤한 뒤 8월 들어 급격히 하락한 것. 특히 16포인트 하락한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국은행 박상우 통계조사팀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는 100보다 큰 경우 증가 또는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가구수가 감소 또는 하락할 것으로 응답한 가구수보다 많음을, 100보다 작은 경우 그 반대를 나타낸다.
소비자동향지수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자료다. 8월 소비자동향조사는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1~18일 조사됐다.
주택가격전망의 경우 '1년 후 주택 가격은 현재와 비교해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크게 상승할 것이다', '약간 상승할 것이다', '비슷할 것이다', '약간 하락할 것이다', '크게 하락할 것이다' 등 5개 항목 가운데 답변하는 방식으로 조사됐다.
즉 주택가격전망 CSI가 전달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은 1년 후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향후 부동산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투기와의 전쟁에 나선 상황이다. 6.19대책으로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강남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8·2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9월 초엔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는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주머니 속에 있다"고 강력한 메시지도 던지기도 했다. "지난 정부 동안 서민 괴롭힌 미친 전세, 미친 월세, 높은 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8·2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세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집값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지난달 111.2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고, 100을 넘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93.3 ▲2월 94.4 ▲3월 96.7 ▲4월 101.2 ▲5월 108.0 ▲6월 111.1 ▲7월 111.2로 6개월 연속 상승하다 ▲8월 109.9로 소폭 하락하며 7개월만에 하락반전했다.
7개월만에 하락하긴 했지만 110에 육박한 현재 레벨은 여전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 팀장은 "새 정부 기대감으로 6개월 연속 쉼 없이 오른데 따른 미세 조정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며 "6개월 연속 상승했던 것도 처음이었고 1.3포인트 떨어진 것이면 많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8월 하락한 데는 북한 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세부항목 가운데 소비지출전망만 1포인트 상승했고 4개 항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현재생활형편은 1포인트 하락한 94, 생활형편지수는 2포인트 하락한 102, 현재경기판단은 3포인트 하락한 93, 향후경기전망은 5포인트 하락한 104를 기록했다.
물가인식은 2.5%로 전월과 동일했으며,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선택 가능)으로는 농축수산물(45.8%), 공공요금(43.2%), 공업제품(38.7%) 순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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