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 규모 2.0 이상 여진 '無'···"하늘이 도왔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후 강원 강릉시 강원도교육청 제51지구 제4시험장인 강릉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나온 수험생이 정문에서 기다리던 선생님과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시험)이 마무리됐다.
지난 15일 규모 5.4 경북 포항 지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이날 수능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해 시험에 지장을 주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여진이 나타난 전례도 있어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이날 아침 고사장과 명동성당 등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속을 태웠다. 수험생 아들을 둔 김성희(57)씨는 "지진도 나서 아들이 불안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아들을 배웅 나온 제성희(42)씨는 "지진이 나서 (수능이 연기된 것 때문에) 몸까지 아팠다. (아이가) 동요 없이 하던 대로 잘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종료된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중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오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아들을 고사장 안으로 들여보내고 한참을 서성이던 이현주(44·여)씨는 "지진 때문에 수능이 연기되는 바람에 아이와 부모 모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딸을 둔 성모(54·여)씨는 "지진 때문에 연기가 돼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서울보다는 포항이 더 걱정된다"며 "시험 중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려 속에서 진행된 수능 시험 시간동안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포항에서 규모 2.0 미만의 여진이 4차례만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4분께 규모 1.6의 여진이 나타난 데 이어 오전 9시27분께 규모 1.3의 여진이 발생했다. 오전 10시31분께에는 규모 1.0의 여진 이후 오전 11시35분께 규모 1.7 여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여진이 4차례 발생했지만 규모가 작아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세한 지진이어서 시험도 중단되지 않았다. 여진으로 인해 놀란 학생도 없었다. 모든 고사장에서 시험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기상청이 공식 발표하는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전날 밤 10시15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2.0의 여진이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이동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의 아버지가 시험을 마친 딸을 업고 기뻐하고 있다. 2017.11.23. [email protected]
수험생과 학부모 못지않게 기상청도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의 여진이 시험 도중 나타날 것을 우려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교육부 관계자와 기상청 직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포항 지진의 여진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매의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했다.
기상청 지진센터는 수능 도중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국 1180개 수능시험장에 지진 정보를 직접 전파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포항 지역 수능시험장 12곳에는 지진계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만약 지진이 감지되면 규모와 진도 등을 핫라인을 통해 교육청과 전국 시험장에 통보할 수 있도록 상황실에서 여진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했다"며 "평온한 상태로 수능 시험이 마무리 됐다"고 안도했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수능 당일 비상근무 중인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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