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남녀는 원래 평등…여성 권리 회복 계속"
【리야드 ( 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통신사가 배포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 그는 사우디 국내 개혁과 정적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면서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의 여러 주변국에서 이란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17.11.0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 권리 신장을 추진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BS뉴스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남성과 평등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최고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부터 '비전 2030'으로 불리는 사회경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엄격한 이슬람 율법 아래 억압돼 있던 여성들의 권리를 증진해 왔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의 자동차 운전과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했고 부부가 이혼할 경우 여성이 자녀에 대한 친권을 우선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법안도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이혼시 남성에게 자동적으로 친권을 얻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 남녀가 함께 있거나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게 불가했다"며 "이런 생각은 선지자와 칼리프(이슬람 통치자)가 다스리던 시기의 삶의 방식과 대립된다"고 말했다.
그는 "샤리아(이슬람 법)는 여성들이 품위 있고 공손한 복장을 해야 한다고 명시한다"며 "반드시 검은 아바야(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검은 망토 의상)나 머리 두건일 필요는 없다. 어떤 종류의 품위 있고 공손한 옷을 입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여성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979년 이란의 신정 정치 도입 영향으로 사우디의 종교 극단주의자들도 보다 과격한 입장을 취하며 여성을 일상생활에서 분리시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0년간의 사우디는) 진짜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니다"라며 "이전까지는 다른 걸프국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평범한 생활을 했다. 여성들도 운전하고 극장에 가고 여기저기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여성 중 22% 만이 일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를 증진하고 싶다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남녀 임금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드디어 정당화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끝마치고 있다"며 "오늘날 사우디 여성들은 여전히 완전한 권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먼 길을 걸어 왔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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