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포항 고등어추어탕 독극물 살포...60대 용의자 검거
포항남부경찰서는 22일 마을 공동취사장에 조리해 둔 고등어추어탕에 농약을 투입한 이 마을 전 부녀회장 A(68)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동기와 범행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23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4시께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공동취사장에 몰래 들어가 미리 조리해 둔 고등어추어탕에 농약(150㎖)를 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고등어추어탕은 매년 호미곶면 10여개 마을이 공동으로 여는 돌문어 수산물축제를 맞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전날 끓여 둔 것이다.
독극물 투입 사실은 이날 오전 5시께 부녀회장 B씨 등이 행사장으로 가져가기 위해 작업장에 들어섰다 역한 냄새를 느끼고 맛을 보던 중 B씨가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켜 경찰에 신고됐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다행히 이상 증상이 없어 귀가 조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분석, 주변 탐문수사 등을 통해 A씨가 새벽에 혼자 몰래 마을공동취사장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작업장 인근 밭에서 농약냄새가 나는 드링크병도 수거해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부녀회장 교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알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부녀회장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재선됐으나 지난 달 갑자기 사퇴했다.
경찰은 A씨가 이 과정에서 부녀회원 및 지역주민들과 알력이 생겨 독극물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상주 농약사이다와 청송 농약소주 사건 이후 농약제조업체에서 무색무취한 농약에도 악취 성분을 첨가하고 있어 이번에 대형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사고가 발생한 구만1리는 130여 명이 모여 사는 호미곶면의 작은 어촌마을이다.
앞서 경북지역에선 지난 2015년 7월 상주지역에서 80대 여성이 마을회관 냉장고 안의 사이다에 맹동성 농약을 투입해 같은 마을 할머니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지난 2016년 8월 경북 청송군에서도 마을회관에서 맹독성 농약이 든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농약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우리마을은 한적한 어촌마을로 모두가 한 가족같이 지내 왔는 데 어쩌다 이리됐는 지 시류가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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